태양광 R&D-투자 박차차세대 셀, 모듈 등 종합 에너지솔루션 기업 변신수전해 기술, 저장 탱크 등 수소 밸류체인 구축기존 사업 시너지 기반 사상 최대 연 매출 달성 전망
  • ▲ 서울 중구 소재 한화솔루션 본사. ⓒ권창회 기자
    ▲ 서울 중구 소재 한화솔루션 본사. ⓒ권창회 기자
    한화솔루션이 태양광과 수소 부문을 중심으로 차세대 셀, 모듈 판매에서부터 종합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변신을 꾀한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사상 최대인 연 매출 1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 한화솔루션의 연결 기준 연간 매출액은 10조6076억원, 영업이익은 8167억원으로 추산됐다. 매출액은 지난해 9조1950억원에 비해 15.5%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상 처음으로 10조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5941억원에서 37.7% 늘어날 전망이다. 2018년 3545억원, 2019년 4591억원, 지난해 59341억원(잠정)에 이어 수익성 개선이 지속할 전망이다. 

    주력 사업 부문인 케미칼 부문의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 효과가 발생하고 있고, 큐셀 부문은 중국 유리업체들의 증설 확대로 원가가 점진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R&D 투입 확대에 따른 고부가 제품 비중 증가 및 다운스트림 사업 확대로 실적 개선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소 관련 사업도 중기적으로 실적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줄 전망이며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 상업화시 기존 큐셀 부문의 획기적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1분기 영업이익은 1791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653억원에 비해 174% 급증할 것으로 추산됐다.

    전분기에 발생한 성과급, 석유화학 정기보수 기회손실 등 일회성 비용이 소멸되는 가운데 최근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 PVC(폴리염화비닐), TDI(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 등이 타이트한 공급과 수요 회복에 따른 스프레드 강세로 석유화학 부문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미국 한파 영향으로 북미 ECC(에탄분해설비)들이 2주가량 가동을 중단하면서 북미 PE 공급 규모 중 40%가 공급 차질이 발생해 글로벌 PE 가격 강세에 따른 반사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분법 또한 YNCC의 정기보수 종료 후 재가동, 한화종합화학의 PX(파라자일렌), PTA(고순도 테레프탈산) 반등에 따라 뚜렷한 개선이 전망된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성장동력인 태양광 부문(큐셀)이다.

    원부자재 상승 영향이 1분기까지 이어지면서 수익성 개선을 제한할 전망이다. 하지만 2분기부터 글라스, EVA 시트, 웨이퍼 등 주요 원재료 증설이 본격 반영되기 때문에 원가 부담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완화와 그린뉴딜 정책에 따른 태양광 수요 회복으로 출하량 증가와 다운스트림 실적도 기대되는 만큼 수익성은 매분기 개선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태양광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태양광 사업 전략과 비전을 발표하면서 사업 경쟁력이 점차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4분기 잠정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3~2024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양산 △분산전원 기반 전력발전·소매사업 확장 △대형 프로젝트 개발·인수(2022~2025년 28GW) 및 매각(2022~2025년 15GW) 등 태양광 사업의 중장기 성장 로드맵을 제시했다.

    태양광 모듈 제조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인 중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 페로브스카이트 등 차세대 태양광 소재의 R&D 투자를 확대하고, 태양광 모듈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해 판매하는 고부가가치 사업도 강화한다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기술 개발을 통해 태양광 모듈을 기존 P타입에 더해 N타입까지 라인을 추가하고, 2025년까지 페로브스카이트를 이용한 텐덤 개발 및 양산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N타입은 P타입보다 발전효율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원가경쟁력에서 밀려 태양광 패널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지 않았다. 하지만 당초 N타입 자체의 효율이 높다 보니 하이엔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만큼 한화솔루션은 P타입과 병행해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페로브 텐덤 셀은 기존 실리콘 태양광 셀 위에 차세대 태양광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를 쌓는 형태로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현재 태양광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태양광 셀의 효율 한계가 29%인 수준이지만 텐덤 셀의 최대 효율은 4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 한화그룹 수소사업 추진 계획. 자료=한국수소산업협회. ⓒ한화솔루션
    ▲ 한화그룹 수소사업 추진 계획. 자료=한국수소산업협회. ⓒ한화솔루션
    미국·유럽 등 수익성이 좋은 시장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개발해 건설, 매각하는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도 진행한다. 발전 프로젝트는 초기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지만, 선제적 투자를 통해 우량 발전 자산을 확보하면 향후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이 기대되는 사업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보유 중인 태양광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은 6GW 규모로, 매출 기준 누적 최대 6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최대 1GW 프로젝트를 매각할 경우 1조원 수준의 매출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지속적인 프로젝트 발굴을 통해 2025년까지 누적 28GW 규모 프로젝트를 확보할 예정이며 보수적인 전망에도 2022~2025년 누적 프로젝트 매각 15GW로, 12조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사용자의 전력 소비 패턴 관련 데이터를 AI 기술로 분석해 잉여전력을 통합 판매하는 분산형 발전 기반의 가상발전소(VPP)사업에 대한 투자도 늘린다.

    분산발전은 현재 고객 10만가구에서 향후 미국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2025년 50만가구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매출 규모는 현재 2000억원 수준에서 2025년 2조4000억원으로 고성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인수한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인 그로잉에너지랩스(GELI, 젤리)를 통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나아가 소프트웨어 기업을 추가로 인수해 하드웨어(태양광 모듈)와 결합한 새로운 에너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에너지 발전 사업의 다운스트림 사업 확대, 태양광 고효율 제품 출하로 경쟁사에 비해 높은 이익률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 사업 부문의 이익 개선 흐름에 성장동력인 큐셀 부문의 밸류체인 구축이 가시화되는 원년이 될 전망"이라고 판단했다.

    동시에 신재생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분야 투자에도 나선다. 이는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 개발을 비롯해 수소의 저장, 유통을 위한 수소 탱크사업 확대까지 이어진다.

    그린수소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한화솔루션은 최근 고압 탱크 업체인 시마론(Cimarron)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인수로 한화솔루션은 기존 수소 자동차용 탱크 외에 수소 운송 튜브 트레일러용 탱크, 충전소용 초고압 탱크, 항공우주용 탱크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화솔루션은 설비 증설 자금 등을 합쳐 2025년까지 시마론에 약 1억달러를 투자하고 2030년까지 고압 탱크 시장에서 글로벌 1위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린수소 밸류체인은 주요 계열사와의 협업으로 이뤄진다. 먼저 수전해를 하기 위한 태양광, 풍력 등 에너지원은 한화큐셀로부터 확보하고 만들어진 수소를 운반·저장하는 역할은 한화솔루션 첨단소재 부문에서 담당한다.

    수소를 공급하는 충전 시스템은 한화파워시스템이 맡는다. 이처럼 한화솔루션은 수소 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온 계열사들과 협업해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그린수소 사업 확대를 위해 조 단위 투자를 발표했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2월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으며 유증 대금을 포함해 올해부터 5년간 2조8000억원을 태양광과 그린수소 사업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태양광 사업부를 재편하고 수소기술연구센터를 신설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한화솔루션은 10년 이상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쌓아온 역량을 발판으로 성장동력 두 축인 태양광, 그린수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방침이다.

    2025년에는 매출 21조원, 영업이익 2조3000억원을 달성해 명실상부 '글로벌 종합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김희철 대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 산업 대전환기를 맞아 셀·모듈 판매 중심인 기존 사업 모델에서 탈피해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투자로 토털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