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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생명이 국내 보험사 최초로 완전한 제판(제조 및 판매)분리 시대를 열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장 먼저 가다보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드디어 첫 발을 내딛은 것.
8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이날 판매전문회사인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 '미래에셋금융서비스'를 본격 출범했다.
출범식에는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대표이사 하만덕 부회장,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변재상 사장 外 사업본부장, 설계사(FC) 등 다수가 참석했다.
지난해 12월 대표이사에 선임된 하만덕 전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이 이끌게 됐다. 차상택 기존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대표(상무)는 운영부문 대표를 맡게 됐고, 영업부문은 장보근 대표가 맡았다.
미래에셋생명은 전속 설계사 3300여명을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해 보험상품 제조(개발)와 판매를 분리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생명은 보험상품 제조와 서비스, 자산운용 등에 집중하고, 판매는 영업조직으로만 이뤄진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원화됐다.
2014년에 설립된 자회사형 GA 미래에셋금융서비스에 있던 기존 설계사 200여명과 합쳐져 총 3500여명 규모의 GA로 재탄생한 것이다.
이제 미래에셋금융서비스에서는 교차판매 이외에 다른 보험사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특히 손해보험 상품을 판매할 수 있어 수익 확대가 기대된다. 마케팅 인프라를 집적해 단순 보험판매회사가 아닌 종합자산관리 전문회사로 도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손보사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메리츠화재, 롯데손보, NH농협손보, 한화손보 등과 제휴를 맺고 사전준비를 마쳤다.
물론 생보사 상품도 라인업을 확대한다. 미래에셋생명 이외에 한화생명, 동양생명, 흥국생명, ABL생명, 라이나생명, DB생명 등의 보장성 상품도 판매할 계획이다.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사업가형 지점장(사업본부장) 제도를 도입했다. 이들은 정규직 직원들이 아니어서 자유롭게 경쟁하고, 보험을 많이 판매할 수록 그만큼 수익을 챙길 수 있다. 기존 10여명 지점장에 새롭게 30여명이 합류하면서 총 40여명이 미래에셋금융서비스 지점장으로 판매 확대를 주도하게 된다.
미래에셋생명은 작년 12월 채널혁신추진단을 출범해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의 영업제도 및 조직을 재정비하고, IT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지난 2월에는 700억원의 유상증자로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의 자본금은 약 900억원으로 늘어났다. GA 업계 1위인 GA코리아의 자본 규모가 350억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투자규모는 상당히 크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전국적으로 41개의 사업본부를 운영하는 새로운 조직으로 발돋움했다.
하만덕 부회장은 “미래에셋의 핵심가치인 ‘고객동맹’은 무엇보다 먼저 고객이 잘되게 하는 것”이라며 “꾸준히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는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은 물론 생명보험, 손해보험 구분없이 각 분야에서 차별화 된 강점이 있는 다양한 보험상품 중 가장 좋은 솔루션을 찾아 연결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궁극적으로는 고객에게 최적의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할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 전문회사로 도약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제판분리 과정에서 현장 영업지원 인력 136명에 대한 고용불안이 야기되면서 노사갈등이 초래됐다. 임단협 중에는 일시금 10만원 때문에 진통이 있었고, 원격지 발령 및 낮은 급여 탓에 GA 이동을 꺼려하는 노조원들과 일부 마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