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39.1%로 1위여론조사 집계 중 가장 높은 수치…정치 테마주도 덩달아 뛰어 서울시장 테마주 희비 엇갈려…吳·安 테마주 강세·朴 약세 흐름
  • ▲ 윤석열 전 검찰총장. ⓒ정상윤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 ⓒ정상윤 기자
    다음달 예정된 서울시장 선거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가 요동치고 있다. 기업 가치와 무관하게 주요 정치인의 학연·지연으로 얽힌 종목이 대부분이다. 급격한 주가 변동에 특정 후보와 무관하다는 해명성 공시를 내놨지만, 정치 테마주를 향한 투자자들의 열기는 지속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E능률은 전 거래일 대비 19.04% 오른 99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52주 최고가다. 앞서 지난 4일, 5일, 8일 사흘 연속 상한가를 찍으며 급등하기도 했다. 

    NE능률은 최대주주인 한국야쿠르트의 윤호중 회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같은 파평 윤씨라는 점에서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된다. 

    이날 주가 상승은 윤 전 총장이 대권지지율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NE능률은 "당사의 사업과 윤 전 검찰총장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공시한 바 있지만, 여론조사 결과가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39.1%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이재명 경기도지사(21.7%)보다 15% 이상 높았으며,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집계된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원익큐브(29.99%), 센트럴인사이트(22.87%), 서연(9.52%), 덕성(3.4%) 등의 주가도 줄줄이 올랐다. 

    기초 화학약품 전문업체인 원익큐브는 최근 주주총회소집 공고를 통해 김영대 변호사를 감사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김 변호사가 윤 전 총장의 1기수 선배라는 소식이 부각되면서 테마주류 묶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원익큐브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회사의 사업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해명 공시를 내놨다. 

    센트럴인사이트는 최근 윤사모(윤석열을 사랑하는 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홍경표 교수를 고문으로 영입하면서 테마주로 주목을 받았다. 서연은 사외이사가 윤 전 총장과 서울대 법대 동문, 덕성은 대표이사가 사외이사가 서울대 법대 동문인 점이 영향을 미쳤다. 
  • ▲ (왼쪽부터)오세훈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뉴데일리DB
    ▲ (왼쪽부터)오세훈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뉴데일리DB
    국민의힘 오세훈·국민의당 안철수 등 서울시장 후보가 단일화 룰에 합의하면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 테마주도 들썩이고 있다. 

    안철수·오세훈 후보 측은 이날부터 23일까지 이틀 간 야권 단일후보 결정을 위한 여론조사를 거쳐 이르면 23일, 늦어도 24일에는 단일후보를 발표하기로 했다.

    '오세훈 테마주'로 분류되는 진양그룹 종목은 이날 일제히 상승했다. 양준영 진양홀딩스 부회장이 오 후보와 고려대 동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진양산업은 전 거래일 대비 8.87% 오른 74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 82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진양폴리(5.67%), 진양화학(2.79%), 진양홀딩스(1.24%) 주가도 올랐다. 

    진흥기업도 전 거래일보다 1.85% 오른 3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기업은 오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 당시 추진했던 서해비단뱃길 조성계획 관련 수혜주로 꼽힌다.

    '안철수 테마주'로 언급되는 안랩, 까뮤이앤씨도 강세를 보였다. 안 후보가 전직 대표를 맡았고, 현재 최대 주주인 안랩은 전 거래일 대비 3.6% 오른 7만4600원, 까뮤이앤씨는 5.43% 오른 30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야권 후보들의 단일화 합의 소식에 '박영선 테마주'는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여권 후보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표 대결에서 상대적으로 분리해질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iMBC와 캐리소프트는 각각 6.55%, 2.44% 하락했다. iMBC는 박 후보가 MBC 아나운서·기자 출신이란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된다. 캐리소프트는 이 회사 박창신 대표와 박 후보가 서강대 언론대학원 석사 동문이란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일부 투자자들이 이러한 정치인 테마주에 관심을 갖는 것은 주가 상승과 하락이 정치인의 희비를 따를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기업 펀더멘털(기초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는 투자는 도박·투기나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정치 테마주에 대한 접근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기대 심리에 기댄 정치 테마주는 집중 관리 대상이 된다. 앞서 제19대 대선 기간에도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합동으로 '시장질서확립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해 이상 급등 종목을 집중 관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