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롯데공업 설립하며 라면사업 시작신춘호 회장, 이달 경영권 장남 신동원 부회장에게 완전히 넘겨제품명, 광고 카피 아이디어 '히트'… 향년 92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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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라면업계 1위 농심을 키워낸 창업주 신춘호 회장이 56년 경영활동을 마친 후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고령에도 굵직한 회사의 경영을 직접 챙겨왔던 신 회장은 이달 공식적으로 장남 신동원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고 27일 새벽 눈을 감았다.

    신 회장은 1965년 롯데공업을 설립하고 라면사업으로 첫 발을 디딘 뒤 신라면, 너구리, 안성탕면, 짜파게티, 새우깡 등 히트상품을 연이어 내놨다. 특히 자신의 성을 딴 '신라면'은 당시 부동의 1위였던 삼양을 따라잡은 이후 수십년간 라면업계 1위를 수성하는데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 특히 전세계 100여국에 수출되며 한국의 '식품외교관' 역할을 해왔다.

    업계에서 신 회장은 '작명의 달인'으로 알려져 있다. 신라면 뿐만 아니라 '깡 시리즈' 등 농심 제품 대부분의 이름이 신 회장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새우깡'은 막내딸의 발음에서 착안해 아이들이 쉽게 부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너구리 한마리 몰고 가세요',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 등 여전히 농심을 대표하는 상품의 카피 역시 많은 부분 그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신 회장은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친동생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함께 롯데를 일궜지만 형의 라면사업 반대로 갈라섰다.

    롯데 사명을 쓰지 못하게 하자 신 회장은 농심을 새로운 사명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끝내 신 회장은 형과 앙금을 풀지 못했다. 지난해 1월 신 명예회장이 작고하면서 신 회장의 조문 여부가 관심을 끌었지만 끝내 빈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1930년 울산에서 태어난 신 회장은 5년간 정기적으로 신장 투석을 받고 통원치료를 받으면서도 회사에 출근했던 인물로 알려져있다. 노환으로 인해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었던 신춘호 회장은 이달 경영권을 장남 신 부회장에게 완전히 넘겼다.

    신 회장의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다. 발인은 30일 5시, 장지는 경남 밀양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