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고배당허기호 회장 일가, 옥상옥 지배한일홀딩스→한일시멘트→한일현대시멘트 '연쇄 배당'
  • 주주친화? 오너가 배불리기?

    대표적 고배당 기업인 한일시멘트그룹이 10년째 높은 배당을 이어가고 있다.

    그룹 지주사인 한일홀딩스를 필두로 한일시멘트, 한일현대시멘트 등은 매년 두둑한 배당잔치를 벌이고 있다.

    주주들을 위한 배당을 탓할 일은 아니지만 절반 이상이 오너가로 흘러들어가고 있어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한일홀딩스는 한일시멘트로부터, 한일시멘트는 한일현대시멘트로부터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옥상옥 구조이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일홀딩스의 지배구조는 허기호 회장외 특수관계인이 22명이 68.74%을 나눠 갖고 있다. 허 회장이 31.23% 지분으로 최대주주, 부친인 허정섭 명예회장이 16.33%를 보유하고 있다. 

    한일홀딩스는 그룹의 주력사인 한일시멘트 지분 60.90%를 갖고 있으며 특수 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무려 73.32%다. 

    한일홀딩스는 2018년 131억, 2019년 137억, 지난해 147억을 배당했다. 이중 허 회장 일가에게 돌아간 배당금만 280억에 달한다.

    지난해 한일시멘트의 배당총액은 340억이었다. 앞서 2018년에는 186억, 2019년에는 194억을 배당했다.

    이 기간 순이익은 2018년 537억에서 2019년 404억으로 줄었지만 배당액은 오히려 늘었다.

    오너 일가는 지난해 240억원을 포함해 2018년 이후 503억원을 손에 쥐었다. 

    배당 수입원은 또 있다. 한일시멘트는 한일현대시멘트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분율 84.24%로 압도적이다.

    한일현대시멘트는 2018년 134억, 2019년 168억, 2020년 185억을 배당했다. 한일시멘트에게 돌아간 몫은 376억 이었다.

    한일시멘트그룹의 고배당은 실적 개선과 무관하지는 않다. 시멘트의 원료인 유연탄 가격이 안정되고 원가절감을 위해 노력한 것이 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오너 일가에만 쏠리는 고배당은 이래저래 뒷말이 인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배당액이 3년새 1150억에 달하기 때문이다.

    한일홀딩스 관계자는 "배당은 주주가치 제고를 기본으로 영업실적이나 경영상황에 맞춰 결정된다"면서도 오너일가 배당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증권사 연구원은 "순이익이 많이 나 고배당을 한다면 주주이익 환원 차원에서 긍정적이지만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곳들은 실적이 나쁘더라도 고배당 성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기업 가치를 훼손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