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효자' 반도체가 견인… 8개월만 최대폭 증가숙박·음식점 생산 20.4% 급등… 거리두기 완화 탓소비는 0.8%↓, 회복세 '주춤'… 통계청 "전체 경기 개선"
  •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모습 ⓒ삼성전자
    ▲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모습 ⓒ삼성전자
    지난달 산업생산이 수출 효자품목인 메모리반도체의 생산 증가로 8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표상으로는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반면 소비는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특히 전달(1월) 5개월만에 가장 큰폭으로 증가했던 소비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가정내 음·식료품 수요가 줄면서 석달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7개월만에 가장 큰폭으로 줄었다.

    앞으로의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31일 통계청이 내놓은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림어업을 제외한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 지수는 111.6(2015년=100)으로 전달보다 2.1% 증가했다. 지난해 6월(3.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1월 8개월 만에 감소(-0.6%)로 돌아선 지 한달 만에 다시 반등했다. 전달과 반대로 광공업과 서비스업, 건설업에서 생산이 늘었다. 지수만 놓고 봐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0.4%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111.5) 수준이다.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4.3% 증가하며 반등을 견인했다. 통신·방송장비(-10.5%)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반도체(7.2%)와 화학제품(7.9%) 등에서 늘었다. 제조업·광공업 생산 기상도는 반도체가 좌우했다. 1월의 경우 반도체가 0.3%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석달 만에 제조업 생산이 감소로 돌아섰으나 지난달 D램·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 반도체가 약진하며 생산 증가를 이끌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항공기 부품 등 기타운송장비(-30.1%)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반도체(19.7%)와 자동차(22.1%) 등에서 늘어 0.9%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는 반도체(-6.3%), 전자부품(-5.1%) 등에서 줄었으나 기계장비(5.8%), 석유정제(7.5%) 등에서 늘어 전달보다 0.4%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03.0%로 전달보다 1.8%포인트(P) 내렸다. 제조업 재고출하순환도를 월별로 보면 출하 증가와 재고 감소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04.8로 전달보다 0.3% 내렸다. 생산능력지수는 사업체가 정상적인 조업환경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량을 뜻한다. 반도체(0.5%), 의료정밀광학(0.8%), 자동차(0.1%) 등에서 는 반면 고무·플라스틱(-1.7%), 기타운송장비(-2.1%), 비금속광물(-2.1%) 등에서 줄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7.4%로, 전달보다 4.2%P 상승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달보다 1.1% 늘었다. 석달 만에 반등했다. 대면 접촉이 많은 숙박·음식점(20.4%)과 운수·창고(4.9%) 등에서 생산이 늘었다. 영업제한·집합금지 완화 등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5일부터 수도권은 2.5단계에서 2단계, 비수도권은 2단계에서 1.5단계로 각각 거리두기 단계가 낮아졌다. 반면 금융·보험(-2.8%) 등에선 생산이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0.7% 증가했지만, 숙박·음식점(-11.4%), 예술·스포츠·여가(-22.0%), 운수·창고(-3.8%) 등은 생산이 줄어 코로나19 영향을 실감케 했다.
  • ▲ 소비.ⓒ연합뉴스
    ▲ 소비.ⓒ연합뉴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15.2로 전달보다 0.8% 내렸다. 석달 만에 반락했다. 지난해 7월(-6.1%) 이후 7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줄었다. 의복 등 준내구재(9.7%) 판매가 늘었으나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3.7%)와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1.7%) 판매가 줄었다. 음식료품 등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완화로 외식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통신기기는 1월 신제품 출시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났다. 소매판매액(경상금액)은 38조52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0%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2.5% 감소했다. 지난해 10월(-5.0%) 이후 넉달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선박 수입 등 운송장비(10.4%) 투자가 늘었으나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6.2%) 투자가 줄었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건축(6.7%)과 토목(6.0%) 공사 실적이 모두 늘어 전달보다 6.5% 증가했다. 건설수주(경상)는 도로·교량 등 토목(22.0%)에서 늘었으나 사무실·점포, 주택 등 건축(-6.9%)에서 줄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감소했다.

    경기지수는 다시 동반 상승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7로 전달보다 0.3P 올랐다. 건설기성액, 비농림어업 취업자수 등은 감소했으나 광공업생산지수, 수입액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올 1월 여섯달 연속 이어오던 상승세가 꺾였지만, 한달 만에 다시 반등했다.

    앞으로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9로 전달보다 0.2P 올랐다. 아홉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009년 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열두달 연속으로 상승한 이후 최장기간 상승이다. 기준치 100을 넘은 것도 여덟달째다. 수출입물가비율, 건설수주액 등은 감소했지만, 코스피와 재고순환지표 등이 증가한 게 원인으로 분석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달) 소비와 설비투자가 주춤했지만, 기저효과 영향이 있다. 전체적인 경기는 전달보다 개선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