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의향 오늘 판가름무산시 법정관리행… 청산 우려LOI 도착하면 법원행 연기, P플랜 가능
  • ▲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쌍용차
    ▲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쌍용차
    쌍용자동차의 생사가 결정되는 운명의 날이 밝았다. 매각 작업이 안갯속에 있는 가운데 미국 HAAH오토모티브(HAAH)의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생존기회로 인수의향서(LOI)를 받지 못하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HAAH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까지 쌍용차를 인수할지 결정하고 이를 통보하기로 했다. 시차를 고려하면 이날 오전까지는 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리 늦어도 날짜가 하루 넘어가는 오후 4시 전에는 LOI가 도착해야 한다.

    만약 쌍용차 측에 LOI가 오면 사전회생계획제도(P플랜)으로 직행하게 된다. LOI를 검토해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하고, 이후 투자 계약을 맺은 뒤 회생 계획을 전체 채권단에 공개해 P플랜 돌입을 위한 동의를 받는 수순이다.

    P플랜은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의 지분(74.7%)을 25.0%로 감자하고 HAAH가 2억5000만달러(약 28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이 골자다. 이 방식대로 이뤄질 경우 HAAH는 쌍용차 대주주(51.0%)로 올라서게 된다.

    이날은 생존 ‘데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HAAH가 그동안 인수 결정을 차일피일 미룬 탓에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회생법원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금 조달 계획을 들여다 보고자 LOI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만약 기한을 넘기더라도 이해 관계자 간 협의를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마냥 답을 미루기는 어렵다.

    특히 오는 상장폐지에 대한 이의신청 기한인 오는 13일 전에 투자 계약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투자를 유치하고 P플랜을 통해 회생하는 것이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HAAH가 실질적 행동은 미루고 시간 끌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들 전략적투자자(SI)는 3700억원 규모의 공익채권 등을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담을 피하기 위해 법정관리를 밟은 뒤 부채를 줄여 인수하는 방법도 있다.

    분명한 것은 쌍용차에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사실이다. 상장폐지 이의신청 기한이 아니더라도 체력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4494억원의 영업손실과 같은 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 대한 ‘의견 거절’, 완전 자본 잠식(자본 잠식률 111.8%)으로 벼랑 끝에 몰렸다.

    넉 달째 직원 임금은 절반만 지급하고 있으며 부품 업체에 대금을 현금으로 결제하다 보니 유동성은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다.

    만약 쌍용차가 새 주인을 찾지 못하게 되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게 유력하다. 부채 규모와 경쟁력 등을 놓고 보면 청산가치가 크다는 분석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는 오늘이 마지막 기회”라며 “법정관리가 미뤄지더라도 마땅한 해법이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