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 작년 매출·영업익 각각 3285억원, 1047억원발렌티노 영업이익 41억원으로 367% 급증페라가모, 로렉스 1000억~2000억대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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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올ⓒ뉴데일리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지난해 국내 패션업계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해외 명품 업체들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의 국내 업체들이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3285억원, 10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5.8%, 137.1% 급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53% 증가한 7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매출이 637억원, 영업적자로 48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이다. 레이디 디올백과 디올 새들백은 한국에서 예단·예물로 사랑받고 있다.

    발렌티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3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1억원으로 전년보다 36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페라가모코리아와 한국로렉스의 매출은 각각 1056억원, 2328억원을 기록했다.

    명품 업체들의 이 같은 판매호조는 고가 정책과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관심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명품 수요가 몰리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해석이다.

    특히 잇따른 가격인상에도 샤넬 등 인기 명품 매장은 백화점 개장과 동시에 매장으로 질주하는 오픈 런(Open run)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럭셔리 상품 시장은 전년 대비 20% 줄었지만, 한국 시장은 -0.1%로 보합세를 유지했다. 시장 규모만 세계 8위에 달했다. 

    명품의 인기는 주요 판매처인 백화점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 명품 및 해외 브랜드 매출은 15.1% 증가했다. 여성 캐주얼과 잡화 매출이 각각 32%, 27%가량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뿐만 아니라 명품의 주요 고객층은 전통적으로 40대 이상 중장년층이었지만 최근에는 2030대 명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늘어난 점도 시장 확대에 한 몫했다. A백화점의 지난해 고객 연령대별 명품 매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20대가 37.7%로 28.1%의 30대와 24.3%의 40대를 앞질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요 명품 매장에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면서 "당분간 명품 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내 패션 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한국 패션마켓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국내 패션 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2% 감소한 40조8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대비 3.6% 감소했던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