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만에 '긍정' 진단… 생산·소비 관련 지표 개선세코로나 급속 확산이 걸림돌… 신규확진 668명, 89일만에 최다
  • ▲ 수출.ⓒ연합뉴스
    ▲ 수출.ⓒ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8개월 만에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진자가 급증하며 4차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어 경제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KDI는 7일 발간한 '4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경제 심리도 개선되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지난해 8월 '경기 부진 완화'라는 평가를 내놓았다가 코로나19 2차 확산이 본격화하면서 9월에 다시 경기 위축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후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한다는 진단을 내려왔다.

    KDI는 각종 경제지표 개선을 판단의 근거로 삼았다. KDI는 "서비스업은 여전히 위축돼 있지만, 조업일수 감소에도 2월 전산업생산이 소폭의 증가를 기록했다"면서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오르고 3월 수출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개선 흐름이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KDI는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경기실사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3월 소비자동향조사(3월 9∼16일)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5로, 한달 전보다 3.1포인트(P) 상승했다. 지수가 석 달 연속 오르면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이전인 지난해 1월(104.8)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100)를 넘었다. CCSI가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2003∼2020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긍정적이라는 뜻이다. KDI는 "소매판매가 내구재, 준내구재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소비심리도 개선되면서 소비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빠르게 개선되는 모습이다. 한은이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결과를 보면 모든 산업을 반영한 업황 실적 BSI는 83이다. 전달보다 7P 올랐다. 2011년 7월(87) 이후 최고치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통계다. 100에 가까울수록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업체가 많다는 뜻이다.
  • ▲ 7일 오전 서울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줄을 서 있다.ⓒ연합뉴스
    ▲ 7일 오전 서울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줄을 서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일각에선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할 때 KDI의 경기 부진 완화 진단이 지속할지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한다. KDI도 고용 불안 등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7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68명 늘었다고 밝혔다. 전날(478명)보다 190명이나 늘며 600명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600명대 신규 확진자는 지난 2월18일(621명) 이후 48일 만이다. 특히 하루 확진자 668명은 국내 '3차 대유행'이 정점을 지나 진정국면에 접어들기 직전인 올해 1월8일(674명) 이후 89일 만에 최다 기록이다. 일각에선 '4차 유행'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조금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으나 4차 유행이 본격화하는 가능성이 차츰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가 내놓은 모처럼의 경기부진 완화 진단이 이어질지, 지난해 9월처럼 한달 만에 다시 악화로 돌아설지는 좀 더 두고 봐야만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