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3418억원… 흑자전환 전망정유, 재고평가 이익 반영… 화학은 스프레드 강세배터리 합의 따른 불확실성 제거… "손익분기점 도달 가속"LG향 분리막-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소재 부문 성장세도 낙관
  • ▲ SK이노베이션. ⓒ성재용 기자
    ▲ SK이노베이션. ⓒ성재용 기자
    5월13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SK이노베이션이 6분기 만에 적자 탈출이 기대된다.

    국제유가 반등과 정제마진 회복으로 정유 부문에서의 실적 회복이 예상되며 석유화학 부문은 스프레드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불확실성을 걷어낸 배터리 부문과 소재 부문도 중장기 성장 기대감이 적지 않다.

    23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 SK이노베이션은 연결 기준 매출액 9조7667억원, 영업이익 3418억원의 1분기 영업성적을 거둘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7조3827억원)과 영업이익(-3249억원) 모두 전분기에 비해 반등할 것으로 관측된다.

    영업이익의 경우 2019년 4분기(-366억원)부터 시작된 '적자의 늪'에서 6개 분기 만에 탈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영업이익률(3.50%)은 2019년 2월 3.79% 이후 7개 분기 만에 3%대 복귀가 점쳐진다.

    이는 정유사업 부문에서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재고평가이익이 반영되고, 화학사업 부문의 스프레드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다만 순이익의 경우 소송 관련 일회성 비용 1조원이 영업외비용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정유 부문은 유가 상승이 전분기에 비해 배럴당 14.5달러 상승하면서 재고평가 이익 2500억원이 반영될 전망이다. 정제마진이 소폭 상승하면서 개선에 따른 효과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화학도 흑자전환할 전망으로, 전분기 발생한 재고손실 소멸과 PE(폴리에틸렌)를 중심으로 한 시황 강세에 따른 스프레드 상승이 예상된다. 또 PX(파라자일렌)와 벤젠 업황도 바닥을 다지고 회복하면서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윤활유는 타이트한 수급에 따른 스프레드 확대가 지속되면서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며 배터리는 매출액 성장에도 신규 공장 초기 가동 비용 등으로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의 적자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SK이노베이션을 둘러싼 전기자동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에 기대하고 있다.

    1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시한 하루 전 LG에너지솔루션과 소송 건에 대한 합의를 결정했다. 합의금 2조원과 국내외 소송 취하,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 금지 등을 골자로 합의에 다다랐다.

    이번 합의로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미국 법인의 사업 영속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됐을 뿐만 아니라 자칫 유럽, 중국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리스크까지 소멸됐다.

    이번 합의로 미국 조지아 1호 생산설비(9.8GW)와 2호 설비(11.7GW)는 각각 2022년과 2023년에 가동할 전망으로, 2023년 기준 배터리 생산능력은 85GW로 국내 셀 업체 중 가장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이 중 미국 공장 비중은 25%로, 미국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본격적인 실적 성장도 기대된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액은 550GW 규모로, 소송 리스크로 지연됐던 추가 수주 가능성도 커졌으며 동시에 생산거점별 증설 투자 움직임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소송 진행으로 발생한 막대한 변호사 고용, 합법적 로비 등 일회성 비용 소멸 및 공격적 생산설비 증설 등에 힘입어 당초 계획에 비해 배터리 사업의 손익분기점 도달 시점이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셀. ⓒSK이노베이션
    ▲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셀. ⓒSK이노베이션
    이번 합의로 성장 가능성이 커진 분리막 부문도 SK이노베이션의 중장기 실적에 호재로 꼽힌다. 당장 그간 우수한 제품 안정성 및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판매가 배제됐던 분리막의 LG향 판매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대표는 "분리막과 배터리의 공통개발은 2~3년 이상 소요가 된다. 액티브하게 서로 대화하면서 새 제품 공급에 대한 협의를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양사가 서로 조심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라며 "불확실성이 해소된 상황에서는 새로운 모델에 대한 공급과 지속적인 공급 증대를 위해 적극 협의할 수 있는 여건은 조성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 어려웠던 LG와의 대화 가능성이 커졌고, 판매가 증가할 수 있는 포텐셜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상반기 상장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으로 습식 분리막 시장 선두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SKIET의 총 공모주식 수는 2139만주로, 이날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28일과 29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하며 상장 예정 시기는 5월 중순이다.

    최근 SKIET는 1조1300억원을 투자해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분리막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폴란드에서만 연간 총 15억㎡의 분리막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필수 소재인 FCW(Flexible Cover Window) 기술 개발을 통해 △멀티 폴딩(Multi-folding) △롤러블(Rollable) △e-모빌리티(e-mobility) △투명 디스플레이(Transparent display) 등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제품 경쟁력을 갖추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한편, 배터리 외 본업에서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정유는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수요 회복으로 하반기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며 화학과 윤활유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1조1681억원으로, 2017년부터 시작된 하락세에서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매출액도 지난해 34조원에 비해 26.2% 증가한 43조원을 달성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