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일본서 귀국두달여 만 현장 복귀분위기 쇄신… M&A 등 속도낼 듯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에서 귀국 이후 자가격리를 마치고 본격적인 현장 경영 행보에 나선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일본으로 떠난 뒤 지난 10일경 한국으로 돌아왔다. 2주간 자가격리 일정을 마친 그는 이번주부터 출근해서 본격적인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신 회장은 일본에서도 비대면으로 주간 업무 보고를 받는 등 국내 각종 현안을 직접 챙겨왔다. 

    두달여 만에 국내 경영 현장 복귀로 그는 어수선한 롯데그룹 내부 조직 추스리기에 나선다. 그룹의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이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 직원 사기마저 떨어져 조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23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23일 '2021 롯데 어워즈' 시상식에 참석한다.

    신동빈 회장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첫발을 내딛고 묵묵히 걸어온 여러분의 여정을 지켜봤다"며 "두려움 속에서도 자신과 동료를 믿고 치열하게 도전한 끝에, 새로운 변화를 일궈낸 여러분이 롯데의 자긍심이고 희망"이라고 말했다.

    '롯데 어워즈' 첫 대상의 주인공으로, 친환경 생수 '아이시스 ECO'를 출시한 롯데칠성음료의 생수지원팀이 선정됐다. 롯데는 그동안 영업, 마케팅 등 직무별로 진행했던 개별 시상식을 통합해 '롯데 어워즈'를 새롭게 만들었다. 

    이날 신 회장은 현장 경영 행보는 계열사 조직 전반의 분위기를 다독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거듭된 부진으로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어 내부 분위기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장에서 직접 직원들을 격려하며 '그룹의 위기를 하루빨리 극복하겠다'는 메시지를 직·간접적으로 전달하겠다는 행보로 읽힌다. 동시에 한일 셔틀경영으로 스톱된 국내 경영활동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신호탄을 알렸다. 

    그룹의 위기 돌파를 위한 공격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롯데는 이베이코리아((옥션·G마켓·G9) 등 굵직한 인수합병(M&A)건을 포함해 각종 사업 현안이 산적한 상태다.

    신 회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인수가격 5조원 안팎의 이베이코리아에는 신 회장의 결단이 필요한 건이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롯데는 현재 적정 인수 가격을 3조원대로 책정하고 예비 실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올 초 계열사 CEO들에게 "각자의 업(業)에서 1위가 되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하라"고 했다. 위기 극복 차원이 아니라 업계 1위가 되기 위해 나서라는 주문이다. 

    재계는 롯데의 ‘인수합병(M&A) 본능’이 깨어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여러 해 동안 '변화'를 강조했던 신 회장이 마침내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는 이유다. 

    앞선 중고나라 인수에 이어 이베이코리아, 바이오 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유통과 화학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미래 성장엔진을 장착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에 상장한 바이오벤처기업 엔지켐생명과학과 다양한 사업 협력 방안을 긴밀하게 논의 중이다. 두 기업의 협력 방안으로는 지분 인수, 조인트벤처 설립 등이 거론된다.

    롯데지주는 "엔지켐생명과학과 협력 방안을 실무진 차원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부연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의 M&A 안목과 추진력으로 볼 때 과감한 베팅을 그룹의 돌파구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는 IMF와 리먼 사태에도 과감한 결단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며 "우리에게는 위기극복의 DNA가 있다. 하지만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과거 성공경험을 버리고 CEO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달라. 나 역시 변화의 선두에 서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