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 시장 변동성 높일 수 있지만 증시 강세는 이어질 것국내외 경기 회복세·기업 실적 상향 등 시장 방향성 바꾸긴 힘들어다만 PER 높은 종목 등 종목별 옥석 가리기는 필요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오는 5월 3일부터 코스피200, 코스닥150 종목에 대해 공매도가 재개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일제히 공매도 재개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3.95포인트(1.06%) 내린 3181.47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이 6081억원, 기관이 4291억원을 각각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22.74포인트(2.23%) 내린 998.27로 장을 마쳤다. 지난 12일 종가 기준 사상 최초로 1000선을 돌파한 지 13거래일 만에 다시 900대로 내려왔다. 이날 코스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59억원, 2092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쏟아내는 데는 곧 재개될 공매도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일찌감치 공매도 재개 전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심리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공매도 재개에 따른 막연한 불안감이 투자심리 개선을 제한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공매도가 재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과거 공매도 금지 사례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앞서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금지한 사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 두 차례였다.

    지난 2008년에는 7개월간 공매도 금지 이후 재개됐을 때 3개월간 코스피는 14.3% 올랐다. 지난 2011년에 3개월간 중단됐던 공매도가 재개됐을 때도 코스피는 이후 3개월간 10.0% 상승했다. 공통적으로 공매도 재개 직후 코스피가 급락했으나 이후 복구돼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공매도 유무를 떠나서 지수 선물의 롱(매수)와 숏(매도)의 거래가 상시 일어나고 있기에 공매도가 재개된다고 해도 주식시장의 부담요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공매도 대기 잔고가 모두 순매도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배한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경험 등을 고려하면 공매도 재개 이후 6~12개월의 시간 동안 코스피200에 6조5000억원, 코스닥150에 2조원의 공매도 잔고가 유입될 수 있는데, 이는 전부 순매도 부담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공매도 규모에 상응하는 매수 유입이 순매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배 연구원은 "공매도 자금 중 실제 순매도로 이어질 수 있는 금액은 코스피 260억~520억원, 코스닥 80억~160억원 수준"이라며 "올해 외국인과 기관 합산 일일 순매수 및 순매도 절대치 규모가 평균적으로 코스피 1조1000억원, 코스닥 1600억원임을 고려한다면 부담스럽지 않다"고 평가했다.

    공매도 재개가 당분간 증시 변동성을 확대할 순 있어도 기업 실적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증시의 우상향 추세를 바꿀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강세장에 있는 기간 동안에는 시장 방향성에 더욱 영향을 주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공매도 전략 자체가 플러스 수익을 내기 힘든 경향이 있다"면서 "최근 국내 증시가 약 2개월 넘게 기간 조정을 받긴 했지만 글로벌 경기 정상화 기대 가속화, 국내 수출 실적 등을 감안 시 이익 개선 추세가 훼손되지 않았기 때문에 강세장 기조는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성장주·바이오주를 비롯해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개별 종목별로 대응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이경수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는 가치주 색채의 장세를 가속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지수 측면의 영향력은 제한적이지만 펀더멘털, 밸류에이션 등의 잣대로 종목별 옥석가리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 "과거 사례를 돌아봤을 때 바이오, 공매도 물량이 많은 업종은 주가 단기 부진 가능성도 있다"며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가치주로 소나기를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