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부인 "어프로치 다시하라"…딸 "가정교육 못배운 것들" 막말회사측 "회장개인 자택문제…원만한 해결 위해 노력할 것"
  • ▲ 지난 17일 MBC 실화탐사대는 강남 전원마을에서 벌어진 전직장관과 재벌회장의 갑질행위를 다뤘다. = 화면캡처
    ▲ 지난 17일 MBC 실화탐사대는 강남 전원마을에서 벌어진 전직장관과 재벌회장의 갑질행위를 다뤘다. = 화면캡처

    서울 강남의 한 전원마을 신축문제를 놓고 갑질 논란을 일으켜 국민적 공분을 산 재벌회장은 수산그룹 J모 회장 일가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30일 취재결과를 종합해보면 지난 17일 전파를 탄 MBC '실화탐사대-강남 전원마을 길위의 전쟁'에서 신축공사를 주도적으로 방해한 인물은 '전직장관 부인'과 '재벌회장 부인'이었다. 공사중지가처분신청서를 제출한 신청인도 두사람이었다.

    이들은 공사진행을 위해 레미콘차량이 진입하려 하자 회사차를 이용해 길 한복판에 불법주차를 하는가 한편 인부가 100kg에 달하는 철근을 옮기려 하자 온몸으로 막아서기도 했다.

    심지어 "이게 뭐하는 짓이야, 이게 도둑이 하는 짓이지 인간이 하는 짓이야?", "당신 여기 왜 왔어, 우리 마을에", "어프로치(접근)를 다시하세요"라며 제보자 부부를 깎아내리는가 하면 딸로 보이는 여성은 "가정교육 안받은 사람이랑 말하지 말라"며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 ▲ 서울 강남구 자곡동 220-4X는 정석현 수산그룹 회장 부인 소유로 돼 있다. = 박지영 기자
    ▲ 서울 강남구 자곡동 220-4X는 정석현 수산그룹 회장 부인 소유로 돼 있다. = 박지영 기자

    방송직후 국민들은 '전직장관'과 '재벌회장' 색출작업에 나섰다. 곧장 J모 前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목됐다. 방송에서 언급된 '과거 장관을 지낸 J모씨', '최근 서울시장 입후보를 원한'이란 자막이 힌트가 됐다.

    그러나 재벌회장을 알아내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신축건물로 인해 조망권이 훼손되는 곳은 J前장관 집과 그 옆집이다. J前장관 주소지는 서울 강남구 자곡동 2xx-x, 그 옆집은 2xx-4x다.

    건물·토지 등기부등본을 떼보면 J前장관 자택은 그의 명의로 돼 있지만 그 옆집은 A모씨 소유로 우리가 아는 재벌회장 이름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그의 직전 주소인 서울 강남구 일원동 S아파트 등기부를 검색하자 익히 알려진 이름이 나왔다. 바로 수산그룹 J모 회장으로 A씨가 바로 그의 부인이다. 특히 해당 등기를 보면 J모 회장 집주소가 자곡동 2xx-4x로 나온다.

    수산그룹은 △수산중공업 △수산아이앤티 △수산인더스트리 △수산이앤에스 △SH파워 △수산씨에스엠 △수산에너솔 △수산홈텍 등 8개 계열사를 둔 중견기업이다.

  • ▲ MBC 실화탐사대 방송캡쳐
    ▲ MBC 실화탐사대 방송캡쳐

    이번 총수일가 갑질행위에 대해 수산아이앤티 관계자는 "얼마전 방송을 보고 알게 됐다"며 "문제가 된 주택은 회사 것이 아닌 회장님 개인의 것으로 회사에서 입장문을 낼 게재도 아니고 회장님께 (사과)인터뷰나 입장을 내달라고 할 것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또 애꿎은 기업총수가 유탄을 맞은 것을 두고 "해당기업이 직접 본 사건은 우리와 전혀 상관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이야기 하면 될 문제"라며 "추후에 원만히 해결될 수도 있고 더 복잡해 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웹상에서 우리회사가 (전혀) 거론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알릴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전직장관도 걸려있다고 하는데 전직장관이 노출된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일단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