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상황 좋았는데… 1Q 5천억 가까운 적자2Q부터 더 오르는 낸드가격 덕… 3Q 흑자전환 유력美·EU서 반독점 심사, 인텔 낸드 인수시 점유율 2위 도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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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 5000억 원에 가까운 적자를 낸 낸드사업에서 실적 회복에 속도를 낸다. 적어도 올해 내에는 흑자로 완전히 돌아서는 것이 목표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반독점 심사가 이뤄지고 있는 인텔 낸드사업 인수건도 마무리되면 후발주자에 머물렀던 SK하이닉스가 낸드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낸드사업에서 4970억 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의 적자지만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가 D램 사업에 비해 부진한 낸드사업에서 반전을 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에 비하면 실적 측면으론 다소 실망스럽다는 평가다.

    최근 낸드플래시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도 SK하이닉스 낸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였다. 4월 말 기준으로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4.56달러로 전 달 대비 8.57% 올랐을 뿐만 아니라 지난 2017년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물론 지난 1분기에는 이보다 가격 사정이 좋지는 않았지만 이후 치솟는 가격 때문에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것도 현실이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는데는 아무래도 1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의 영향이 컸다. 전세계적으로 가전이나 IT기기 수요가 늘고 기업용 메모리 수요도 앞당겨 발생하는 경향이 이어지면서 낸드는 물론이고 D램도 당분간 가격 상승이 점쳐진다.

    SK하이닉스가 1분기 낸드사업에서 예상보다 실적 개선을 하지 못한데도 오히려 이 같은 상황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분기부터 낸드 출하량은 급증하기 시작했지만 이것이 실적에 반영되기까진 시간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1분기 낸드 출하량의 경우 SSD와 고사향 MCP의 수요 강세가 크게 나타나며 영업적자를 기록 중인 낸드부문의 단기 실적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면서도 "재고 소진이 빠르게 진행된 만큼 향후 낸드의 가격 상승폭과 수익성 개선 속도가 시장 예상치를 넘어설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1분기 이후에는 낸드 가격과 시장 상황이 훨씬 더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어 적어도 3분기에는 SK하이닉스가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우선 2분기에만 낸드 가격이 지난 1분기 대비 8% 가량 더 상승할 것이라는게 업계 전반의 전망이고 출하량도 최소 1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 열위에 있는 낸드부문에서 128단 수율 호조와 가격인상에 따라 영업적자가 3분기에는 흑자 전환할 전망"이라고 하반기에 희망을 실었다.

    여기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텔 낸드사업 인수건을 성공리에 마무리하면 글로벌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도 선두권에 오르게 된다. 미국에서 반독점 심사를 통과한 동시에 유럽과 영국 등 세계 주요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 인수 통과 여부를 심사하고 있어 이 관문만 잘 넘기고 나면 나머지 인수절차에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낸드시장에서 점유율 11%로 4위에 머물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 인수로 삼성에 이은 2위 사업자로 도약이 가능해졌다. 더불어 업계 최초로 176단 4D 낸드 개발에 성공하며 기술력에서도 꾸준히 반전을 모색하고 있어 앞으로 SK하이닉스 낸드사업의 환골탈태에 기대가 모아지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