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6% 감소, 영업손실 22억글로벌 경기 침체·코로나19 여파 탓 분석2008년 론칭 이후 4000억대 매출까지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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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브랜드 자라가 지난해 역성장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실적이 하락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라를 운영하는 자라리테일코리아는 지난해(회계연도 2020년 2월1일~2021년 1월31일) 매출이 30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4 % 감소했다. 같은 기간 22억원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도 75억원에 달했다.
자라는 세계 1위 패션기업인 스페인 인디텍스그룹의 대표적 SPA 브랜드로 한국에는 지난 2007년 인디텍스와 롯데쇼핑이 각각 80대20 비율로 합작사를 설립했다. 롯데쇼핑의 의류 사업 노하우와 백화점, 아웃렛 등 유통채널 장악력이 기반을 닦는데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2008년 롯데 영플라자에 첫 매장을 연 자라는 첫해 34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2012년에는 2000억원, 2016년 3451억원, 2019년 4155억원까지 성장하며 SPA 붐을 일으켰다.
자라의 이같은 성장은 SPA 브랜드의 장점인 기획·디자인·생산·제조·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을 제조 회사가 맡으면서 가격거품을 없애고 트렌드까지 장착하면서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자라 뿐 아니라 마시모두띠, 오이쇼 등 브랜드를 세분화 시켜 특정 계층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를 선보인 것도 주효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와 외부 행사 축소의 영향 등으로 성장세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패션마켓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국내 패션 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2% 감소한 40조8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대비 3.6% 감소했던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여성 정장 시장 규모는 2조5000억원으로 17.5%, 남성 정장은 3조7000억원으로 9.9% 줄었다.
또한 자라의 경우 핵심 상권에 대형 매장 비중이 높다 보니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매장 수도 42개로 전년(41개)보다 1개 늘었다.
자라뿐 아니라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도 지난해 매출이 쪼그라들었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매출은 5746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29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자라리테일코리아는 1983년생 송재용 사장을 선임하면서 올해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송 사장은 스위스 세자르 리츠 컬리지를 졸업한 후 2008년 인디텍스에 입사해 중국·한국·일본 영업 총괄을 거쳐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호주 및 뉴질랜드 영업을 총괄한 바 있다.
오는 12일 화장품도 선보인다. 자라가 최초로 공개하는 뷰티 컬렉션은 피부색과 나이,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사용 가능하도록 다양성을 강조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영국의 전설적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다이엔 켄달과 협업을 통해 1년 이상의 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