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답보 ‘징수율 제고’… 공단, 고액체납자 관리반 올해까지 한시 운영호화생활 조사·탐문 등 현장조사 중심 강제징수 추진 조기 대응 구조로 변화 ‘불가피’… 특사경 등 근본적 대책 마련 의견도
  • 건강보험 재정 누수의 주요인으로 꼽히는 사무장병원 관련 체납액이 4조6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수년째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다각적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초기대응이 어려워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올 초 문재인 대통령은 사무장병원 부당이득금 징수율이 매우 낮은 문제에 대해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고, 담당업무를 수행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특단의 조치로 ‘현장징수’ 강화 드라이브를 걸었다. 

    최근 본지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확인한 결과, 사무장병원 등 부당이득금 체납금액 규모는 총 4조6104억원(2021년 1월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개인체납은 1457명·3조5709억원이며 법인체납은 264건·1조395억원으로 구성됐다. 

    건보공단 지역본부별 현황을 살펴보면, 부산경남지역이 체납액 1조484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50억원 이상 개인체납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49명이 8869억원을 체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뒤를 이어 서울강원 7299억원, 인천경기 7095억원, 호남제주 6925억원, 대구경북 6526억원, 대전충청 3418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 ▲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역본부별 부당이득금 체납금 현황. ⓒ국민건강보험공단
    ▲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역본부별 부당이득금 체납금 현황.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처럼 막대한 규모의 부당이득금을 되찾는 것은 건강보험 재정 안정성을 위해 필요한 선결과제로 꼽힌다. 문제는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사무장병원 개설자는 처음부터 재산을 은닉하고 개설하는 경우가 많아 적발 시점에는 이미 재산이 없어 징수가 불가능한 경우가 대다수다. 

    때문에 정부는 사무장병원 근절종합대책, 징수율 제고대책 등 후속 조치를 추진했으나 최근 2년 평균 징수율은 3%로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건보공단 본부 급여관리실은 부산경남지역본부와 함께 고액체납자를 대상으로 현장징수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른바 ‘고액체납자 현장징수 관리반’을 운영하는 것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국세징수법 제24조(강제징수), 제35조(수색), 제36조(질문과 검사 등)에 의한 체납자 실거주지 방문 납부능력, 호화생활 여부 조사·탐문 등 현장 중심의 강제징수를 추진하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체납자 은닉재산 발굴(위장이혼, 친인척 증여, 매수자 경제능력 등), 재산사해행위 입증자료 확보, 사해행위취소 소송 등 원상회복 후 강제징수 등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공단 관계자는 “체납자 정보, 재산 등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잠복근무, 주변 탐문 등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 수집할 계획”이라며 “체납자 자택 등 방문 및 면담, 납부의사 확인 후 필요시 수색을 통한 동산압류 등 현장징수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장징수 별동대가 구성됐음에도 특별사법경찰권 등 초기 대응이 가능한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또 다른 공단 관계자는 “경찰청과 사무장병원 관련 합동조사도 실시했고 다양한 대책이 나왔지만 징수율을 올리기엔 역부족이었다”며 “특사경을 도입해 조기에 단속·수사하고,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해 의료시장을 교란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고액체납자 현장징수 관리반은 ‘불법개설기관 특별징수 추진 TF’ 일환으로 구성됐으며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