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신도시 입주민 1인당 광역교통개선분담금 '1200만원' 수년째 '교통지옥'에 'GTX-D' 노선 축소 맞물리며 불만 폭발정부 여의도·용산 연장 검토에도 "원안 아니면 의미없어"
  • ▲ 경기 김포·인천 검단시민들로 구성된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가 15일 오후 김포시 장기동 라베니체 광장에서 'GTX-D 원안사수 5호선 김포연장 촛불챌린지'집회를 갖고 있다. ⓒ뉴데일리DB
    ▲ 경기 김포·인천 검단시민들로 구성된 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가 15일 오후 김포시 장기동 라베니체 광장에서 'GTX-D 원안사수 5호선 김포연장 촛불챌린지'집회를 갖고 있다. ⓒ뉴데일리DB
    이른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 노선으로 불리는 서부 광역급행이 김포장기~부천종합운동장을 잇는 '김부선'으로 공개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교통난에 시달리는 김포·검단지역 주민은 "인구 50만에 달하는 도시에 서울 직결 노선이 없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노한다. 정부는 뒤늦게 GTX-D를 여의도나 용산까지 연장운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태도지만, 강남 직접연결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철도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냉정하다. GTX-D만 놓고 보면 수도권 서부지역의 교통난 해소 말고도 고려할 사항이 적잖다고 말한다. GTX-D의 향방과 문제점, 노선을 둘러싼 논란의 배경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 註>


    "인구 50만에 달하는 도시에 서울 직결 노선이 없는게 말이 됩니까. 김포시민들은 피 같은 교통분담금으로 만든 2량짜리 골드라인에 의지해 매일 교통지옥에 시달리고 있어요" (김포검단시민교통연대 관계자)

    정부의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D' 노선 계획을 두고 김포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당초 서울 강남까지 연결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노선이 대폭 축소되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은 노선 계획 수정을 요구하는 집당행동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 15일에는 거센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수백명의 주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는 등 분노를 새기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2기 신도시 분양 당시 1000만원 이상의 광역교통개선분담금을 지불했음에도 여전히 심각한 교통난을 겪고 있다며 원안(김포~부천~강남~하남)대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교통분담금만 1인당 '1200만원'…"차라리 환급하라"

    김포검단시민교통연대 등에 따르면 2기 신도시인 김포한강신도시 입주민들은 광역교통개선분담금으로 1인당 평균 1200만원 가량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역교통개선분담금은 대도시권에서 특정사업을 시행할 경우 광역교통시설 등의 건설 및 개량을 위해 부과하는 비용을 말한다. 

    김포한강신도시 입주민이 낸 1조5000억원 수준의 광역교통개선분담금은 현재 운행중인 '김포골드라인'을 개통하는데 사용됐다. 지난달 기준 김포시 인구는 48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지만 아직까지 김포골드라인만이 유일한 철도 교통망이다. 

    더욱이 김포골드라인의 경우 단 2량에 불과해 출퇴근시간대 혼잡률(1량 정원 대비 탑승 인원 비율)이 최고 285%에 달한다. 유동인구가 많아 일명 '지옥철'이라 불리는 이유가 이때문이다. 

    김포검단시민교통연대의 한 관계자는 "김포신도시 입주 당시 정부의 개발 정책과 지원을 믿고 1인당 1000만원을 훌쩍 넘는 교통분담금까지 냈지만 현재까지 입주민들의 돈으로 구축한 골드라인외 지하철 노선이 없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그동안 교통난을 감내하며 정부에 교통인프라 개선 필요성을 건의했지만 결국 GTX-D 노선을 축소하기로 한것은 김포신도시를 버리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입주민들은 지난달 22일 정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 및 제4차 광역교통 시행계획안 발표이후 광역교통개선분담금을 환급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토로하고 있다. 

    또다른 김포검단시민교통연대 관계자는 "제4차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GTX-D 노선 강남 직결이 포함될 것을 기대하며 버텼지만 정부는 교통 인프라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입주민들에게 의무적으로 부과한 교통분담금도 돌려받아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용산·여의도' 카드 꺼냈지만…"원안 아니면 하나마나"

    GTX-D 노선 축소를 두고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진 가운데 지난 16일 정부가 GTX-D 노선을 B 노선과 연결, 용산·여의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GTX-B·D 노선이 같은 선로를 쓰는 방식으로 환승없이 여의도나 용산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게 정부 입장이다. 

    다만 이같은 방안에 대해 김포 주민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이들은 민심 달래기를 위한 '꼼수 연장안'에 불과하다며 무조건 원안을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표하고 있다. 

    특히 내년 대선 등을 앞두고 GTX-D 노선 확대가 선거용 매표 도구로 이용될 수 있는 만큼 집단행동을 강화해 다음달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확정고시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천기 김포신도시 총연합회장은 "여러가지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은 좋지만 원안인 강남, 하남을 연결하는 것이 아니면 사실상 의미가 없다. 이는 다른 노선과 비교할때 형평성에 어긋나며 오히려 GTX-B 노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다른 노선에 얹혀서 이동하라는 것인데 김포주민 누구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원안을 사수하는 방향으로 집단행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