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팩 2000만원… 전기차 렌탈, 사고나면 주차장에 '모시기'제주도 전기차 렌터카 보급 4143대업계 "시장 확대 될수록 부담 커져"
  • 단기렌터카 성지 제주도에 전기차 성장세가 무서운 가운데 고액의 수리비로 인해 도로가 아닌 주차장에서 하염없이 정차된 전기차도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에 위치한 몇몇 공터에서는 바퀴가 터져있거나, 문이 파손되는 등 고장 난 수입 전기차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전기차는 대부분 배터리팩이 파손된 차량으로 수리비가 너무 비싸 폐차 예정이다.

    24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20년 12월 말 기준 전기차의 평균 수리비는 164만원으로 내연기관차(143만원)보다 21만원 높았다. 전기차 평균 부품비도 95만원으로 내연기관차(76만원)보다 19만원 비싸다. 필수 부품인 '배터리팩'의 경우 2000만원을 넘는다.

    지난해까지 제주도가 보급한 전기차 렌터카는 4143대다. 1대당 보조금 1300∼1400만원이 지급됐다고 가정하면, 지원 예산만 539억∼580억원으로 추정된다.

    원칙적으론 제주도에선 보조금이 지급된 전기차 렌터카의 경우 2년 이내 매매나 폐차를 할 수 없다.

    제주도는 최근 관련 민원을 접수해 확인 한 결과 실제 렌터카 업체들에 막대한 수리비 견적서가 청구되며 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차량 수리를 요구할 수 없어, 사고로 인한 폐차는 의무 사용기한 전이라도 제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런 문제는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렌터카업계의 전기차 사후 처리 문제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롯데렌탈, SK렌터카 등 10개 자동차 렌트·리스업체가 정부 차원에서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사업인 'K-EV100' 협약을 맺으며 앞으로 전기차 렌트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K-EV100은 민간기업이 보유하거나 임차한 차량을 2030년까지 100% 무공해차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렌터카 1위 업체 롯데렌탈에 따르면 2020년까지 롯데렌터카 전기차 누적 계약대수 약 8200대다. SK렌터카는 오는 2025년까지 제주도에 전기차 전용 사이트를 조성해 전기차 300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장기렌터카에서 전기차 렌탈이 활발했으나 올해는 단기 계약으로도 전기차가 많이 인기를 끌것으로 보인다"며 "전기차가 상용화될 수록 업계에서 부담하는 수리비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