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정상영 KCC 명예회장, 2천억 상당 유산 기부… 고인 뜻 잇는다

KCC가 故정상영 명예회장의 유산 가운데 2000억원 상당의 보유주식과 현물을 인재 양성을 위한 민족사관고등학교 지원 및 문화예술 공익사업인 박물관을 위해 사회 환원하기로 했다.

2일 KCC에 따르면 정몽진 KCC 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정몽열 KCC건설 회장 등 유족들은 "생존에 기본에 충실하고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산업보국'이 기업의 본질임을 거듭 강조한 故정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민사고 장학제도 운용 및 교육환경 개선 등을 지원하기 위해 100억원을 기부한다. 민사고는 '민족 주체성 교육과 영재교육으로 지도자를 양성한다'는 건학이념 아래 학생들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명문대학에 진학시킨 성공적인 학교로 평가받고 있다.

기부금은 저소득층과 역량 우수 학생에 대한 장학금을 지급하고, 분야별 영재 발굴 및 교육 프로그램 개발, 첨단 과학 교육을 위한 설비와 기자재를 마련하는 등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키우는 인프라 확충에 사용될 예정이다.

故정 명예회장은 우수한 기술 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장학생 중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길 기대했고, 이를 위한 특수목적고등학교 설립을 통한 조기 영재교육도 검토한 바 있다.

유족들은 이러한 故정 명예회장의 오랜 염원이 세계적인 영재교육 기관인 민사고를 통해 이뤄지길 기대하며 민사고가 현재 수준으로 존속 가능한 2024년 말까지 100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유족들은 음향기기 전문박물관 건립을 위해 서전문화재단법인에 故정 명예회장의 유산과 유족들의 현물 지원을 보태 2000억원 상당을 기부한다.

서전문화재단법인은 우리 사회의 문학적 삶의 질 향상과 문화 나눔 활성화 공간의 마련 및 문화예술 보급·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시민사회문화의 저변을 확대하고 사회교육 및 공적 가치 보존의 장을 수립하기 위해 설립된 재단법인이다.

故정 명예회장은 평소 "세계적인 건자재 기업들이 자사의 제품을 이용해 기념비적인 건축물을 남긴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뜻을 이어받아 '더 좋은 삶을 위한 가치창조'라는 KCC의 경영이념 아래 KCC의 위상에 걸맞은 기념비적인 건축물 건립을 통해 사회문화사업에 이바지하기 위해 故정 명예회장의 유산 1500억원과 기존에 정몽진 회장이 기부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토지와 소장품을 더한 2000억원 상당의 기부금을 음향기기 전문박물관 건립 및 운영에 사용한다.

KCC 측은 "이 박물관은 향후 오디오를 통한 아날로그 감성 경험을 일반 대중에게 소개하고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서 오디오 문화의 저변을 확대하고 청각, 시각 등 다양한 감각을 만족시키는 문화공간을 구축해 시민들의 몸과 마음에 여유와 즐거움을 제공하는 도심 공간 속의 새로운 안식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정서적 안정을 주는 건전한 놀이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많은 청소년이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고,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우리만의 문화적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