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위권 카카오-LG화학 시총 차이 불과 1490억원9~10위권 셀트리온-기아 격차 2000억원 남짓격차 크지 않아 주가 변동 따라 시총 순위 뒤바뀔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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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다시 사상 최고치 경신에 다가선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사이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이슈로 LG화학의 주가는 주춤한 모습이다. 다만 3~5위 간 시총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순위 싸움은 치열할 전망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네이버 시가총액은 61조1881억원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삼성전자우선주 제외) 중 3위를, 카카오는 60조1525억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성장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특히 카카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카카오는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시총 60조원을 넘어서 네이버와는 불과 시총 격차가 1조356억원에 불과하다.

    카카오페이의 보험업 예비허가 소식이 주가 상승의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주요 자회사들의 기업공개를 앞둔 점도 추가 상승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때문에 증권가는 카카오 시총 순위가 네이버를 앞지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카카오 주요 자회사들의 가치 재평가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카카오톡(21조3000억원)과 자회사(41조2000억원)를 합산해 평가한 기업가치는 66조1000억원"이라고 말했다.

    반면 2차전지 대장주로서 시가총액 순위 3위 자리를 다졌던 LG화학은 현재 5위(60조35억원)로 밀려났다.

    LG화학은 주가가 부진하면서 연초 대비 시총 순위 변동이 컸다. 2차전지 대장주로서 올초 주가가 100만원대를 넘어서며 시가총액 순위 3위 자리를 다졌지만 이후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소송전,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슈가 겹치면서 상승과 하락을 거듭한 끝에 최근 80만원대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일정을 본격화하면서 LG화학은 지난 10일 시총 6위까지 내려갔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크레딧스위스(CS)가 2차전지 사업 부문인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할인을 이유로 LG화학 투자 의견과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한 이후 지속적인 약세였다.

    다만 뉴욕증시에서 기술주가 일제히 반등한 영향으로 LG화학은 지난 11일 오랜 만에 5%대 가파른 반등을 보이면서 시총 5위 자리를 되찾았다. 시총 3위인 네이버와 LG화학 간 시총 격차는 1조1846억원, 카카오와는 불과 1490억원이라는 점에서 주가 변동에 따라 시총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초 74만원대였던 주가가 지난 11일 84만원대로 13% 넘게 상승했지만 타 상위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약진하면서 순위가 내렸다. 앞선 LG화학과의 시총 격차는 4조941억원 정도다.

    지난 4월 한때 카카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5위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였던 현대차는 7위로 내렸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우려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주가 상승률이 타 종목 대비 다소 미진했다.

    상위 9~10위권 종목의 순위 싸움도 치열하다. 11일 기준 셀트리온(36조6168억), 기아(36조4016억원) 간 시총 격차는 2152억원에 불과하다. 증권가에선 기아의 주가 상승 가능성을 더 높게 점치는 듯하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가 주목받으며 시총 5위까지 올랐지만 이후 백신접종이 한층 속도를 내면서 주가는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속도가 가파를 때만 해도 시총 5위권까지 올랐던 회사다. 지난해 12월7일 40만원을 돌파했던 주가는 지난 11일 기준 26만5500원으로 34% 넘게 내렸다. 대표적인 공매도 상위 종목으로, 이달 3일 공매도 재개 이후 투심이 위축된 점도 영향을 줬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렉키로나주의 성공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고 판단하는 만큼 단기 실적 가시성은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실적 고성장세를 이끌 다음 단계에 대한 고민은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기아의 주가는 애플카 협력설이 나돌면서 지난 2월 10만원대를 돌파한 이후 애플과의 협력을 공식 부인하면서 약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공급난도 주가 부진에 영향을 줬다. 지난 11일 기준 8만9800원인 주가는 고점 대비 11.52% 하락한 상태다.

    다만 증권가에선 기아의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5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 우려에도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반기부터 자동차 반도체 공급난이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수에서 강한 수요가 확인되고 인도 역시 수요가 강해 3교대 전환을 추진 중이며 러시아는 상반기에 가격인상이 예상된다"며 "7월부터 생산이 정상화되면서 계절성 없이 분기별 판매성장이 가능해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치 상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