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찬 브랜드전략실장 "MZ세대, 정보창구는 유튜브"쉽고 재미있고 유익함에 유의미한 성과 이어져 브랜드 인지도보다 호감도 중요, 고객 접점 확대
  • ▲ 김봉찬 대신증권 브랜드전략실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소재 대신파이낸스센터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김봉찬 대신증권 브랜드전략실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소재 대신파이낸스센터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요즘의 신세대를 칭하는 명칭은 맞지만, 접근 방식은 일반론적인 방법과 분명 달라야 합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보다 어떠한 환경에 처해 있는지를 파악하는 거죠. 이러한 측면에서 현재 MZ세대가 가장 많은 정보성 콘텐츠를 접하는 게 유튜브 채널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대신증권의 브랜드 전략을 총괄하는 김봉찬 브랜드전략실장(이사)은 지난 17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유튜브 채널 강화 배경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어느 시기마다 젊은 신세대는 존재했고 자라온 환경에 따라 그들의 테이스트(취향)도 바뀐다"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고객과의 접점을 꾸준히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디자인을 전공한 디자이너이자 브랜드 관리자 및 실무자다. 현대카드에서 7년간 디자이너로 근무하다 2012년 6월 대신증권 브랜드전략실로 둥지를 옮겼다.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크레온 개편, CI 디자인 리뉴얼, 굿즈 등 지속적인 브랜드 리더십을 통해 대신증권의 디자인 경쟁력을 끌어올린 주역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동학 개미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주식 시장은 중요한 변곡점을 맞았다. 김 실장은 초보 투자자 대부분이 제대로 된 학습 없이 증시에 뛰어든 점을 주목했다. 이들이 교육 수단으로 활용할 만한 금융 콘텐츠가 전무한 데다 그간 제작된 콘텐츠는 어렵기만 했다. 

    그는 "저 조차 증권 방송을 처음 접했을 때 모르는 단어가 수두룩했다. 지금은 여타 증권사들이 주린이(주식+어린이)를 겨냥한 쉬운 콘텐츠를 다양하게 생산하고 있지만 당시엔 거의 없었다"며 "내년이면 창립 60주년을 맞는 역사 깊은 맏형의 증권사 입장에서 수많은 초보 투자자들을 위해 가장 쉽고 유익한 콘텐츠를 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 ▲ 김봉찬 대신증권 브랜드전략실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소재 대신파이낸스센터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김봉찬 대신증권 브랜드전략실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소재 대신파이낸스센터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유튜브 콘텐츠 개발 과정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점은 쉽고, 재미있고, 유익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었다. 김 실장은 "중학생 수준도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을 목표로 세웠다"며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 관련 지식이나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정보성을 담아 유익한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4대 금융(은행, 보험, 카드, 증권) 가운데 증권의 진입 문턱이 가장 높은 것도 고려한 부분이다. 그 외 영역은 부모 세대를 통해 대부분 성인이 되기 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증권은 주식 투자 시 학습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게 때문에 비교적 접점이 넓지 않다. 

    대신증권의 유튜브 채널 대신 밸런스뷰(Balance View)는 자사 연구원들이 직접 출연해 종목을 설명하는 '종목탐구생활', 주식 투자에 대한 기초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주유소(주식을 유튜브로 소개합니다)' 등의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 3~7월 5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시장 반응을 분석한 뒤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다. 

    김 실장은 "초반에는 구독자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보다 양질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데 힘을 쏟았다"며 "과거 디자인 부문에서 경쟁력을 인정 받았다면 최근 1년간 유튜브라는 영상 콘텐츠에 대한 주변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대신증권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대비 콘텐츠 조회 비율은 6.55%이며, 총 16건의 콘텐츠를 제작했다. 그는 "다른 증권사의 경우 구독자 대비 콘텐츠 조회율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과연 허수가 아닐까 생각된다"며 "반면 대신 밸런스뷰는 평균 지속시간, 조회수 등 비교 영역에서 유효한 숫자가 나오고 있다"고 부연했다.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의 성과 진단은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김 실장은 영상 콘텐츠 제작 시 직접적인 사명 노출을 거의 하지 않는다. 광고보다 오히려 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브랜드는 천천히 스며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면 우호적인 이미지가 따라 붙을 것"이라며 "단기간 내 급등한 브랜드는 빨리 추락할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우상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게 차곡차곡 쌓여야만 탄탄한 브랜드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는 MZ세대 역시 브랜드의 역할이 중요하다. 인지 여부를 떠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아는지가 핵심이다. 

    김 실장은 "브랜드 인지도 보다 호감도가 더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를 끊임없이 만들어야 하는 게 바로 브랜딩"이라며 "그만큼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 게 중요하며, 그들이 갖고 있는 고착화 된 이미지를 깨기 위해 고객 접점을 끊임없이 늘려가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맞이할 변화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쌓아온 디지털, 온라인 채널에 대한 누적가치를 오프라인 영역과 접목하면 더욱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는 "기존 포맷을 깨는 것도 재미있는 도전이라고 판단된다. 조금만 벗어나면 새로운 시각이 보이고 긍정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며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