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나·ABL·동양·AIA, GA투자 등 영업경쟁력 강화 한창 AXA손보, 4년만에 수장 교체 변화 예고…"업계 혁신 주도"당국 보험업 규제 완화 한몫…IFRS17 도입 부담 크지않다는 시각도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지난해 한국 철수 가능성이 지속 제기되던 외국계 보험사들이 최근들어 국내시장 공략에 다시금 속도를 내며 방향 선회에 나선 모습이다.

    당국의 보험업 규제 완화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부담이 크지 않다는 시각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의 모기업인 미국 시그나그룹은 조만간 금융위원회에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위한 예비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시그나그룹은 최근 내부 설립 승인을 완료했으며, 국내 생·손보 시장 공략에 모두 나선다는 복안이다.

    그동안 국내 보험시장 둔화세로 시그나그룹 철수 가능성과 함께 라이나생명이 잠재 매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이번 결정으로 사실상 매각설이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지난 3월 모기업이었던 안방보험 청산 후 국내 영업경쟁력 강화에 한창이다.

    ABL생명은 자회사형 GA인 ABA금융서비스에 49억원의 추가 증자를 진행, GA채널 경쟁에 동참했다. ABA금융서비스의 자본금 규모는 189억원으로 늘었다.

    2019년 출범 당시 400여명이던 설계사도 850여명으로 늘려 대형GA(500명 이상)로 거듭났다.

    동양생명은 모바일을 통해 보험가입 심사를 다이렉트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신계약 보완처리 프로세스'를 도입했으며, 네이버클라우드와 협업한 AI컨택센터 오픈도 준비 중이다.

    컨택센터는 AI로보텔러 시스템으로, 자동응답시스템을 탈피해 사람과 대화를 주고 받는 것이 가능하다. 사람의 음성을 정확히 받아들여 의도를 파악,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AXA손보는 4년만에 대표 교체카드를 꺼내들며 변화를 예고했다. 지난해 교보생명으로의 매각이 결정됐지만, 인수가 등 견해차로 최종 매각이 무산됐다.

    AXA손보는 질 프로마조 대표 후임으로 기욤 미라보(Guillaume Mirabaud) 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내정했다. 이사회 의결 등을 거쳐 오는 9월 1일 정식 취임한다.

    회사 측은 현재 매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며, 기욤 미라보 내정자는 업계 혁신 주도를 다짐했다. 기욤 미라보 내정자는 "AXA그룹의 선진화된 보험 시스템과 전 세계 1억여명의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최적화된 혁신 보험 서비스를 발 빠르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AIA생명은 최근 건강관리 플랫폼 'AIA 바이탈리티 3.0'을 출시하며, 국내 헬스케어 공략의 뜻을 천명했다.

    앞서 지난 2019년말 차태진 전 사장이 임기 1년을 앞두고 돌연 물러났는데, 피터 정 신임사장이 과거 M&A 전문가로 활약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매각을 위한 본사 측의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일었다.

    업계는 헬스케어, 마이데이터, 미니보험사 설립요건 하향 등 보험사의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도록 당국의 규제 완화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주효한 것으로 보고있다.  

    외국계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본사에서 한국 고객들은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IT 기술 보편화로 디지털 사용성이 큰 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보험업법 시행령 등으로 서비스나 상품을 국내서 테스트해 보고 시장성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한국시장 존립이 더 의미있다고 보는 시각이 커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솔벤시2(SolvencyII) 등 자산과 부채를 시가 평가하는 회계기준을 이미 도입해 운영 중이여서, IFRS17 부담이 덜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오는 2023년 도입될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

    또다른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들은 이미 부채를 시가에 맞춰 평가하는 회계기준을 쓰고 있으며, 실제 그룹보고시 로컬 실적을 해당 회계기준으로 바꿔 올린다"며 "이에따라 한국기준 실적이 적자를 기록했지만, 그룹 현지 기준으로보면 흑자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IFRS17 도입에 따라 경영지표가 더 좋아질 것이라 보는 시각이 있으며, 자본확충 부담이 발생할 지 여부에 대해 그때가서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