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무브'에 1년6개월새 NH證 초고액자산가 예탁자산 17% 늘어 39조원…고객 수 35.5% 급증외부 PB 영입·이재경 본부장 등 인재 확보하고 CEO 직속으로 조직 재편IB명가 강점 살려 서비스 차별화…PB기획부 IB인력 배치·IB리그 커미티 준비 중
  • 증권업계가 앞다퉈 초고액 자산가 자산관리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는 가운데 NH투자증권이 자체 전담 채널 프리미어블루(Premier Blue)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인재 영입은 물론 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재편하는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은 투자은행(IB) 명가로서의 강점을 살려 프리미어블루 서비스를 차별화해나갈 방침이다.

    11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3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프리미어블루 고객 예탁 자산은 39조원에 달한다. 

    최근 3년 새 초고액 자산가의 예탁 자산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19년말 33조2000억원에서 1년6개월 새 16.9% 늘었다. 고객 수는 이 사이 35.5% 급증했다. 프리미어블루를 통한 연간 순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지난해 39% 성장했다.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순영업수익의 60%를 이미 달성한 상태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시중 유동성이 넘치고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주로 안전자산에 투자하던 초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베이스캠프가 은행에서 증권사로 옮겨가고 있는 덕분이다.

    NH투자증권은 이같은 성장세에 가속페달을 밟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우선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30억원 이상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프리미어블루 본부를 대표이사 직속으로 재편했다. 

    당초 자산관리(WM)사업부 산하에 편제돼 있던 조직을 별도로 분리해 추진한 이유는 고객 대상 서비스 영역이 차별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전문화할 수 있는 조직 운영체계 및 성과 평가체계가 필요하지만 기존 WM사업부 내 본부 체계로는 한계가 있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번 편제 변경을 통해 정영채 대표이사가 직접 영업전략이나 인력운용, 성과관리 등을 챙긴다. 

    인재 영입에도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증권 최초 여성 전무이자 1세대 스타 프라이빗뱅커(PB)로 명성이 높은 이재경 본부장을 지난 2월 프리미어블루 본부장으로 영입해 조직 경쟁력을 강화했다. 

    초고액자산가 고객들의 니즈가 다양화되면서 리서치·세무 지원 확대와 해외투자 노하우 전파를 위해 외부 우수PB를 최근 영입하기도 했다. 프리미어블루 본부를 비롯한 NH투자증권는 외부 인재 영입보단 내부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일이라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이 증권업계 대표적인 IB(투자은행) 강자로 꼽히는 만큼 이 역량을 자산관리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수익성 있는 딜을 발굴하고, 이를 고객의 입맛에 맞는 상품으로 구조화해 차별화된 상품을 공급하는 게 이 회사 강점이다. 

    이 일환으로 IB 리그 커미티(IB League Committee) 구성을 준비 중이다. 초고액 자산가들 중엔 기업 오너 고객이 많은 만큼 이를 통해 자금 조달이나 인수합병(M&A)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고객 대상 서비스 모델을 구체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 본부 내 신설된 PB서비스기획부엔 최근 IB 담당 인력도 배치됐다. 

    회사 관계자는 "초고액 자산가들은 돈을 불리는 것보다 상속, 증여, 세무, 부동산과 같은 복합적인 서비스를 원할 뿐 아니라 나아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체가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등 IB 업무에 대한 니즈가 있다"면서 "회사 상장부터 회사채 발행, 신규사업을 위한 자금 조달 등 일반 WM사업부에서 다루기 힘든 영역들을 다루고자 프리미어블루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