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8~9월 예상 물량보다 확대 약속… 실제는 215만회분 부족추후 공급 문제 불거질 가능성 큰데 정부는 ‘긍정적 평가’삼바 위탁생산분 ‘국내 선공급’ 대안, 구체적 계획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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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대표단이 수급 문제를 항의하기 위해 미국 모더나사(社)를 다녀왔고 그 성과물로 내달 5일까지 701만회분 확보를 발표했다. 이 중에는 오늘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101만회분이 포함됐다. 향후 2주 동안 600만회분 공급은 확정된 셈이다. 

    꼬였던 매듭을 일부 풀어내긴 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애초에 모더나사가 8월에 공급해야 할 물량은 7월 이월분을 포함해 총 1046만회분이었다. 지난 7일 들어온 130만회분을 제외하면 총 916만회분을 확보해야 하는데, 여전히 215만회분이 빈 상태다. 

    ◆ 정부 대표단, 모더나 항의 방문 후 ‘701만회분’ 확보

    지난 6일 모더나는 제조사 실험실 문제로 공급 차질이 발생해 당초 계획한 8월 850만회분의 절반 이하 물량을 한국에 공급하겠다고 통보했다. 7월 미공급 물량도 196만회분이나 있었다. 

    이에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 등 한국 대표단이 13일 미국 모더나 본사를 찾아 국내 공급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모더나는 우리 정부에 백신 공급 차질에 대해 사과한 뒤 8~9월 국내 공급물량을 이미 통보한 양보다 확대하고 9월 공급 일정도 앞당기기로 했다는 답변을 내놨다. 최종적으로 모더나 측은 지난 21일 ‘9월 첫째 주(5일)까지 701만회분을 공급하겠다’고 결정했다. 

    이와 관련 전날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9월 첫째 주까지 들어오는 831만회분(7일 기도입 130만회분+9월 5일까지 701만회분)은 지난 6일 통보된 ‘절반 이하’ 수준보다 크게 증가한 물량”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모더나 측이 우리의 요구를 반영해 개선된 공급 계획을 보냈고 그간의 공급 차질에 대해 사과하면서 신뢰가 중요하다고 했던 점을 고려해 최선을 노력을 다할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 예정 물량보다 확대? 까보니 ‘부족한 수량’… 추후 계획도 ‘안갯속’

    701만회분 확보를 두고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남는다. 

    정부가 강조한 831만회분은 7월 미공급 물량 196만회분과 당초 예정된 850만회분 대비 ‘215만회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모더나 측은 정부 대표단 항의 방문 시기에는 기존에 통보한 8~9월 공급량보다 확대하겠다 했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적은 물량을 공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항의 방문 이후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이를 두고 의료계 관계자는 “모더나의 상황을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정부 대표단 항의 방문 과정에서 했던 약속도 지키지 않은 채 결과를 통보한 것은 불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내달 5일까지 701만회분 공급은 확정됐지만 그 이후는 ‘깜깜이’라는 것이다. 실제 모더나는 화이자처럼 의약품 대규모 생산 경험이 없기 때문에 추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9월에 얼마나 들어올지도 미지수다. 

    연내 도입 예정 4000만회분 중 기도입된 246만회분과 2주간 추가될 701만회분을 제외한 나머지 3053만회분의 공급 일정은 미확정 상태다. 

    여기에 모더나사 항의 방문 과정에서 논의됐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위탁생산분 선도입과 관련해선 아직 명확한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리나라가 모더나와의 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카드인데도 정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삼바가 만드는 모더나 백신의 시제품의 구체적인 일정, 공급내역 등은 사전에 하나하나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