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가 태풍 아이다로 인한 멕시코만 일대 생산 중단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수요 회복 둔화 우려가 불거지면서 하락했다.

    7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에 비해 배럴당 0.94달러 하락(-1.35%)한 68.35달러에, 중동산 두바이유는 0.36달러 오른 70.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의 경우 8월26일 67.42달러 이후 최저치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거래일대비 0.53달러 내린 71.69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아시아권에 수출하는 10월 인도분 가격을 전월대비 배럴당 1~1.3달러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는 올 들어 가장 큰 인하 폭으로, 시장 예상치(0.20~0.40달러 인하)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다만 미국과 북유럽에 대한 수출가격은 조정하지 않았다.

    아람코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아시아 지역의 원유 수요 회복이 약하기 때문"이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이 하루 40만배럴 증산으로 생산량 제한을 완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해 중단됐던 멕시코만 일대 정제시설 복구에 시간이 걸리면서 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시속 240㎞ 강풍을 동반한 아이다는 지난달 29일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상륙하면서 멕시코만 해양 석유 시설에 큰 피해를 안겼다.

    미국 안전환경집행국(BSEE)에 따르면 이날 기준 멕시코만 일대 원유 생산설비의 79.3%가 셧다운 상태다. 천연가스 생산은 77.9%가 중단됐다.

    생산은 물론, 정제 활동 복구에 시간이 걸리면서 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글로벌 리서치 매니저는 마켓워치에서 "전반적으로 약세장으로 이번 주가 시작됐다"며 "아이다 여파로 인프라 시설이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8월 미국의 신규 고용이 예상의 3분의 1 수준으로 확인된 점도 유가를 끌어내리는 변수로 작용했다. 고용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에 달러가 올랐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후 0.5% 상승세를 나타냈다.

    PVM의 타마스 바가 애널리스트는 "사우디 공식판매가격 인하와 실망스러운 미국 고용지표에 따른 달러 강세가 유가를 끌어내리기에 충분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