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공급 위축 우려 속에 5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7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에 비해 1.47달러 상승(1.98%)한 75.45달러에, 중동산 두바이유는 1.40달러 오른 76.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연속 상승한 WTI는 2018년 10월3일 76.41달러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5거래일간 7.34% 올랐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거래일대비 1.44달러 높아진 79.53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유가를 급격하게 끌어올리고 있는 것은 원유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다. 코로나19 팬데믹 우려가 가라앉으면서 세계 원유 수요가 회복되고 있으나,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상승 압박을 받는 것이다.
허리케인 피해를 입은 멕시코만 지역의 원유 생산시설 복구가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공급 제약이 가시화되고 있는 탓이다. 멕시코만에서 원유 생산을 재개하고 있으나, 연말 계절적인 수요 반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ANZ는 투자노트를 통해 "공급 긴축이 거의 모든 지역의 재고를 계속해서 줄이고 있다"며 "석유가 전기보다 상대적으로 싸게 되면서 수요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미 월가에서는 유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브렌트유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80달러에서 90달러로 올린 골드만삭스가 대표적이다. 골드만삭스는 허리케인 아이다의 여파로 공급이 타격을 입은 데다 아시아 지역의 수요가 살아나면서 유가가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가 계속 급증한다면 인플레이션 위험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
상황이 이렇자 시장은 벌써 다음달 4일로 예정된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10개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 주요 산유국 회의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OPEC+가 증산에 나서가 유가를 안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안다의 크레이그 엘람 선임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계속 오른다면 OPEC+가 생산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