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 이어 게임업계까지… ICT업계 근무환경 도마위고용노동부, 300인 이상 ICT 기업 근로기준법 및 노동법령 준수 여부 점검 나서
  • ▲ 웹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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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IT업계의 직장 내 괴롭힘 이슈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중견 게임사 웹젠에서 한 직원이 해당 이유로 퇴사를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8일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에 따르면 지난 1일 웹젠 직원 A씨가 상사의 괴롭힘에 퇴사, 고용노동부에 조사를 신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용노동부 성남지청 관계자는 “지난 1일에 조사 신청이 접수됐다”며 “아직 웹젠에서 내사 중인 사건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이나 진행 상황 등은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웹젠은 해당 사건에 대한 자체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웹젠의 고위 관계자는 “직장 내 괴롭힘 건에 대한 회사의 자체적인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팀 내에서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 강압적인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웹젠 내 직장 내 괴롭힘 이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웹젠드림(사내 카페)’에서 해당 문제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장애인 인권단체는 회사 관리자들이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반말과 고압적인 말투, 강압적인 지시언어 등을 사용하면서 모욕적인 표현들로 대해왔다고 비판한 바 있다. 

    최근 IT업계는 지속적인 직장 내 괴롭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5월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으며, 카카오 또한 연초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오면서 관련 괴롭힘 이슈가 불거지기도 했다.

    게임업계도 예외는 없었다. 지난 6월에는 크래프톤이 직장 내 괴롭힘 논란에 휩싸였다. 당사자 중 일부는 변호사를 선임해 서울동부고용노동지청에 진정서를 낸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특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는 해당 이슈로 이번 국감에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려 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가장 최근에는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에서 성희롱 피해가 접수됐다. 지난 6일 블라인드에 엔씨 직원이 작성한 ‘성희롱의 성지 엔터작업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구체적인 성희롱 사례가 폭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IT업계의 직장 내 괴롭힘 이슈는 이번 국감에서도 거론됐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환노위 고용노동부 국감에서 직장 내 괴롭힘 이슈가 발생한 건에 대해 거듭 고개를 숙였으며, 스마일게이트의 한 노동자는 참고인으로 출석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증언하기도 했다.

    이렇듯 IT업계의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한 상황에서 또 한 번 웹젠의 이슈가 불거지면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IT업계의 직장 내 괴롭힘 이슈가 근절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고용노동부는 ICT 기업을 대상으로 정기근로감독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는 10월 중 300명 이상 ICT 기업을 대상으로 정기근로감독을 진행하고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 전반에 대한 실태를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점검 결과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이 확인된 기업은 사법조치를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