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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1주기 上] '신경영-반도체'로 100년 기업 초석 다지다

오는 25일 1주기 추모식… 유족 참석 조용히 진행故 이건희 회장, 체질 변화로 글로벌 기업 도약 마련불모지서 일군 반도체 신화… 韓 경제 이끌어

입력 2021-10-22 11:49 | 수정 2021-10-22 11:49

▲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삼성전자

삼성이 오는 25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1주기를 맞는다. 추모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과 삼성그룹 안팎의 상황을 고려해 조용히 치뤄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고(故) 이건희 회장 1주기 추모식은 25일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간소히 치뤄질 예정이다.

추도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과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일부만 참석할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은 1주기 추도식을 회사 차원에서 최소한의 형태로 고인을 기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6년 5개월여간 투병하다 지난해 10월 25일 새벽 향년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이 회장은 부친인 이병철 삼성 창업주 별세 후 1987년부터 삼성그룹 2대 회장 자리에 오르며 반도체, 휴대폰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지금의 삼성전자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이 취임사에서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약속은 당시 사람들에게 메아리 없는 외침에 불과했지만, 세월 속에 하나씩 하나씩 실현되면서 100년 기업 삼성의 밑거름이 됐다. 

이 회장을 기억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지난 1993년 신경영 선언과 이어진 반도체 신화다. 신경영 선언은 이 회장과 현재의 삼성을 얘기할때 빠지지 않는 일화다. 1993년 초 미국 한 가전매장을 찾았던 이 회장은 소니, GE 등 제품에 밀려 삼성 제품이 귀퉁이에 밀려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은데 이어 이른바 '세탁기 사건'이 터지며 신경영 선언의 계기가 됐다. 

이에 이 회장은 그해 6월 7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호텔에서 ‘양보다 질’의 경영방침을 강조하며 강도 높은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이 회장의 유명한 어록인 탄생한 것도 이 때다. 

신경영 선언 이후 삼성은 그야말로 '괄목상대'했다. 이듬해 애니콜 브랜드 휴대전화를 처음 선보였고, 세계 최초로 256메가 D램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1996년 1기가 D램을 내놓으며 오늘날 세계 반도체·스마트폰 선두 기업이 되는 토대를 닦았다.

이 회장이 취임한 1987년 10조원이 채 못되던 삼성그룹의 매출은 2018년 386조원을 넘기면서 39배 늘어났고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96조원으로 396배 급증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한국의 반도체 산업 기틀을 마련한 선구자로 평가된다. 이 회장은 특히 반도체 산업이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에 부합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지난 1974년 파산 직전인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반도체는 불모지나 다름없었지만 향후 한국 경제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의 미래 필수 산업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회장은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술 선진국에 방문하는 등 직접 발로 뛰었다. 이 회장은 "반도체 사업 초기는 기술 확보 싸움이었다"며 "일본 경험이 많은 내가 거의 매주 일본으로 가서 반도체 기술자를 만나 그들로부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것을 배우려했다"고 사업 초기 노력에 대해 회상한 바 있다.

반도체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이 회장은 사재를 보태는 통 큰 결단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회장은 "언제까지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기술 속국이어야 하겠는가"라고 통탄하며 "기술 식민지에서 벗어나는 일에 삼성이 나서고 내 사재를 보태겠다"고 선언하며 반도체 사업에 삼성 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의 명운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삼성은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1984년 64메가 D램을 개발하고 1992년 이후 20년간 D램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지속 달성해 2018년에는 세계시장 점유율 44.3%를 기록했다.

이런 점유율의 배경에는 이 회장의 기술중심 경영에 힘을 받은 삼성 반도체 사업이 지속적으로 세계 최초 제품과 기술을 내놓게 된 영향이 컸다. 삼성은 지난 2001년 세계 최초로 4기가 D램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2007년 세계 최초 64Gb 낸드 플래시를 세상에 내놨다. 이어 2010년에는 세계 최초로 30나노급 4기가 D램 개발을 개발하고 양산이 이뤄지기 시작했으며 2년 뒤인 2012년에는 세계 최초 20나노급 4기가 D램 양산이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이처럼 이 회장이 '기술에 의해 풍요로운 디지털 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삼성은 오늘날 글로벌 넘버원 IT기업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이 회장이 평생을 바친 '기술우선주의' 철학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조재범 기자 jbcho@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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