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율 최대 15% 예상"수요 늘어 판매량 확대...가격 반영 늦어지면 역풍"
  • 정부의 유류세 인하 발표가 임박하면서 주유업계의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가격 하락에 따라 수요 증가에 따른 판매량 확대도 예상되지만, 인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역풍이 불수도 있다는 예측에서다.ⓒ뉴데일리DB
    ▲ 정부의 유류세 인하 발표가 임박하면서 주유업계의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가격 하락에 따라 수요 증가에 따른 판매량 확대도 예상되지만, 인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역풍이 불수도 있다는 예측에서다.ⓒ뉴데일리DB
    정부의 유류세 인하 발표가 임박하면서 정유업계의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가격 하락에 따라 수요 증가에 따른 판매량 확대도 예상되지만 인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역풍이 불수도 있다는 예측에서다.

    2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유류세 인하 발표를 앞두고 주유소들은 벌써 석유제품 주문을 줄이고 있다. 통상 주유소는 한 달에 1~3회 정유사로부터 석유제품을 공급받는데 최근에는 물량을 새로 들여놓기보다 재고 소진에 들어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주유소들이 정부의 유류세 인하 발표 이후 기름을 안 사기 시작했다"면서 "유류세 인하 전 가격으로 공급받은 기름은 자신들이 사 온 가격대로 팔아야 하므로 재고를 빠듯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시점부터 주유소들로부터 주문이 한꺼번에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수급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재고관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정유사에서 일선 주유소를 통해 소비자에게 제품이 전달되는 과정은 1~2주 가량 소요된다. 

    반면 유류세는 정유공장에서 반출되는 순간 붙기 때문에 2주가량은 유류세 인하 전의 기름이 유통된다.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를 체감하는 데는 그만큼 시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2018년 이후 3년만에 유류세 인하를 단행하게 됐다. 당시 2018년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15%를 인하한 뒤 2019년 5월부터 8월까지는 7%로 인하폭을 낮춰 추가 시행했다.

    앞서 2018년 10월 유류세 인하 당시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소비자들의 체감 시차를 없애기 위해 직영 주유소에서 유류세 인하 당일부터 값을 내려 팔기도 했다.

    정부는 26일 열리는 비상경제 중대본회의에서 유류세 한시 인하와 액화천연가스(LNG) 추가 인하 방안의 세부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현재 유류세 인하율을 15%로 유력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인하 전례인 7%와 10%, 15%, 법정 한도인 30% 중 현 상황에서 15% 수준이 적절하다고 보는 것이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단행한 것은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2018년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15%를 인하한 뒤, 2019년 5월부터 8월까지는 7%로 인하폭을 낮춰 추가 시행했다.

    전국 1만2000여곳 주유소 가운데 직영 주유소 비중은 7% 정도로, 당시 직영 주유소에만 소비자들이 대거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유류 판매는 늘었지만, 비싼 값에 공급한 유류를 싼값에 팔면서 정유 4사는 100억원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됐다.

    정유업계는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2018년 당시와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이 유류세 인하 효과를 최대한 빨리 체감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협조 요청을 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직영 주유소들은 유류세 인하 시점부터 곧바로 가격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국제 유가가 상승기여서 유류세 인하 효과가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 유가는 통상 2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휘발윳값에 반영된다. 유류세를 내리더라도 원윳값이 오르면 인하 효과가 상쇄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높으면 소비가 위축된다"면서 "'유류세를 내렸는데도 왜 가격이 비싸냐'는 식의 소비자 항의와 불만이 주유소와 정유사들에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