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수요예측·일반 청약 잇따라 흥행…청약 건수 182만4364건오버행 이슈, 증시 부진 등 우려에도 높은 기관 의무확약비율·성장성에 기대감증권사 주가 전망 공모가 이하 5만원대 부터 11만원까지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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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마지막 최대어로 꼽혔던 카카오페이가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 흥행하면서 성공적인 증시 입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공모가 고평가와 규제 이슈 등으로 상장이 두 차례 연기된 카카오페이의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선 증권사별로 상반된 평가들이 나온다.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공모주 청약 최종 경쟁률은 29.60대1로 집계됐다. 청약 증거금은 5조6609억원, 청약 건수는 182만4364건으로 나타났다. 청약 증거금 규모는 카카오뱅크(58조3020억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지만 청약 건수는 카카오뱅크(186만건)·현대중공업(171만건) 등 다른 빅딜과 비슷한 규모다.납입금액과 상관 없이 동일 수량을 배정하는 방식의 균등배정했다는 점이 증거금 규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업계에선 증거금보다는 청약 건수에 더 의미를 부여한다.증권사별 경쟁률은 한국투자증권이 55.1대 1(청약 건수 57만2162건)로 가장 높았고, 신한금융투자 43.06대 1(10만6989건), 삼성증권 25.59대 1(81만7131건), 대신증권 19.04대 1(32만8085건) 순으로 나타났다.경쟁률과 청약 건수를 감안하면 삼성증권을 통해 청약한 사람은 최소 2주, 대신증권 계좌로는 최소 3주,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를 통해선 최소 1주를 받는다.앞선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총 1518조원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1714대 1의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다.◆따상 신화 쓸까…상장 후 주가, 증권가 전망 엇갈려시장은 카카오페이가 오는 3일 상장 당일 따상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공모가 9만원인 카카오페이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1조7000억원이다. 따상에 성공하면 주가는 단숨에 23만4000원, 시총은 30조5059억원으로 훌쩍 커진다.우선 카카오페이가 일반 청약에서 182만명이 넘는 투자자를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은 따상 기대감을 높인다.또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일정 기간 주식을 보유하기로 하는 의무보유 확약 비율(70.4%)이 높았다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카카오페이 의무보유 확약 신청 비중은 지난 2014년 이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1조원 이상 공모한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다만 2대주주인 알리페이가 지분 45% 중 28%(3712만755주)에 대해선 의무보유 확약을 걸지 않은 점은 오버행 우려로 작용한다.최근 조정장세가 장기화되면서 공모주 투심도 급격히 위축되는 분위기라는 점에서 우려도 적지 않다.지난 9월 기준 신규 상장한 19개 종목 가운데 따상에 성공한 종목은 일진하이솔루스뿐이다. 공모주 수익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어 소액 투자자들이 적정 수준에서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도 나온다.증권가에선 따상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가 제시한 카카오페이의 적정 주가는 5만7126원에서 11만원까지 편차는 있지만 최대 22%까지 상승 여력을 예상하고 있다.메리츠증권은 비즈니스의 확장성과 플랫폼과의 시너지 등 카카오페이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적정 주가를 11만원으로 제시했다.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지급결제 4조9000억원, 금융거래 9조6000억원 등 사업별 평가가치 합산(SOTP)으로 산출한 카카오페이의 적정 기업가치는 14조44000억원"이라며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22%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김 연구원은 "증권업과 보험업을 직접적으로 영위하게 되면서 국내 대표 핀테크 사업자로 한단계 더나아갈 수 있고 그런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KTB투자증권은 향후 규제 확산 가능성을 반영해 기업가치를 보다 보수적으로 책정했다. 적정 주가는 5만7126원, 기업가치는 7조4474억원을 제시했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도 "현재까지 규제 수준으로 봐서는 카카오페이 기업가치가 더욱 높아질 여력이 충분하지만 문제는 가계부채 위험이 심화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라면서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등 금융 혁신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면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