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가 이란과의 핵 협상이 11월 말 전에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과 원유 공급 부족 우려가 겹치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28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에 비해 0.15달러 상승(0.18%)한 82.81달러에, 중동산 두바이유는 1.55달러 내린 81.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2.35% 하락한 WTI는 하루 만에 반등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거래일대비 0.26달러 하락한 84.32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원유 시장에서는 이란과의 핵 협상 재개 가능성이 속도를 내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란 핵 협상 재개 가능성은 최근 주목을 받았지만, 실제 협상이 이뤄지기까지 시일이 걸릴 수 있어 원유 시장의 기대가 시들했던 이벤트다.

    하지만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란 핵 합의(JCPOA, 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수석 협상자인 알리 바게리 카니 이란 외무부 정무차관은 전날 "우리는 11월 말 이전에 협상을 시작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란 핵 합의는 미국과 프랑스, 영국, 러시아, 중국, 독일 등 6개국이 2015년 이란과 체결한 합의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 노력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핵 협상은 2015년 체결한 핵 합의를 복원하는 위한 것이었으나, 6월 중단된 이후 이렇다 할 진척이 없었다.

    원유 시장에서는 핵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질 경우 이란의 경제제재가 풀리고 원유 수출이 정상화됨으로써 에너지 공급 부족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글로벌 리서치 앤 애널리틱스 매니저는 "새로운 회담이 생산적인 것으로 판명 나면 이란 원유 수출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시장 전체 공급 부족의 레벨에 잠재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양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ING의 원자재 전략 책임자인 워렌 패터슨은 "협상의 궁극적인 목표는 핵 합의가 완전히 회복되는 것이며 이는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를 의미한다"면서 "2022년 석유 전망에서 회담이 어떻게 진행될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원유 시장의 공급 부족 이슈는 여전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전일 주간 원유 재고가 426만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지만, 원유 선물 허브인 오클라호마주 쿠싱 지역의 원유 재고는 크게 감소했다.

    에너지 관련 정보 제공업체 '케이플러'의 매트 스미스 미주 지역 수석 석유 애널리스트는 "쿠싱 허브 저장 탱크가 12월에 바닥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천연가스 가격이 7% 가까이 하락하면서 원유 가격 상승세는 제한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국영 가스 기업인 가스프롬에 러시아를 위한 충분한 비축이 이뤄진 후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늘리라고 지시하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 폭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