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감자 이후 1조2825억 규모 유상증자 예정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주요 주주들 참여 결정올해 수주량 112억달러, 2007년 조선 호황기 버금2023년 8년만 흑자전환 전망
  •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자료사진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자료사진
    삼성중공업이 1조2825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 흥행을 예고했다. 정진택 사장의 대표이사 취임 이후 뼈를 깎는 재무건전성 회복 노력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29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전기 등 주요 주주가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최대 주주인 삼성전자 16.0%를 비롯해 삼성생명 3.1%. 삼성전기가 2.2%를 보유 중이다. 이들 3개사의 유상증자를 위한 출자 규모는 삼성전자 3333만주(1710억원), 삼성생명 639만주(328억원), 삼성전기 451만주(232억원)이다.

    이 외에도 삼성SDI, 삼성물산, 제일기획도 청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삼성중공업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삼성 내 주요 계열사의 출자 총액은 2335억원에 달한다.

    지난 9월 실시한 우리사주 청약에서도 배정된 5000만주를 넘어서는 5871만주가 신청됐다. 2565억원 규모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신주 발행가액 보다 주가가 20% 이상 높게 형성돼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며 "내달 2~3일 진행하는 일반공모 청약 흥행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실시한 5대1 무상감자 이후 유상증자까지 마무리되면 300%에 육박하던 부채비율은 23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무건전성 확보 이후 다음 과제는 실적 개선이다.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만큼 흑자 전환이 시급하다. 삼성중공업의 2015년 부터 지난해까지 누적적자는 4조2533억원에 달하며 올해 상반기만 1조원 가까운 적자를 냈다. 여기에 내년에도 1조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돼 총 6조원이 넘는 적자가 쌓일 전망이다.

    다만 올해 선박 수주가 기대 이상으로 나왔다는 점은 2년 뒤 실적을 기대하게 한다. 통상 선박은 건조기간 2년을 거쳐 인도 시기에 대금을 지불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8일 셔틀탱커 7척 등 17억달러 수주를 시작으로 1주일만에 3조원의 계약을 따내며 누적수주 112억달러를 기록 중이다. 연간 수주액 112억달러는 조선 황금기인 2007년에 버금가는 기록이다.

    유가상승에 따른 드릴십 재고 처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계약 파기 등으로 떠앉은 드릴십은 5척, 1조6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중공업은 이탈리아 전문 시추선사 사이펨과 드릴십 1척을 용선계약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을 벌이고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를 완료하면 연말까지 부채비율이 200% 대로 하락하는 등 업황 회복기의 마지막 재무구조가 완료된다"며 "17조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해 2023년부터는 본격적인 개선세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