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사이크스 전 골드만삭스 회장 이메일 증거 제시구체적 승계 언급 없어… 비메모리 등 미래사업 조언 구해이 부회장 승계 과정 자문했다는 검찰 주장 설득력 떨어져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4년 골드만삭스와 접촉한 것은 삼성의 미래 사업전략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는 증거가 나왔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2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는 지난 21차 공판에 이어 2007년부터 2015년까지 골드만삭스 한국지사 IB부문 대표였던 정 모씨가 출석했다. 변호인 측은 골드만삭스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미팅 결과를 공유한 이메일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메일은 진 사이크스 당시 미국 골드만삭스 공동회장이 정 씨 등 3명에게 보낸 것으로 지난 2014년 12월 8일 이 부회장과 면담한 내용이 담겼다. 사이크스 회장은 IT 전문가로 미국 애플 창업주인 고 스티브 잡스를 전담했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 부회장에게 사이크스 회장을 소개해준 사람도 잡스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사이크스 회장을 만난 시점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와병 중이던 시기로 삼성의 현재와 미래로 고민이 깊었던 때다. 당시 이 부회장은 다양한 사람들 의견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골드만삭스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관련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등 비공식 자문을 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상속세 마련을 위한 삼성생명 지분 매각 논의를 위해 골드만삭스와 접촉했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메일에는 사이크스 회장과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사업 전반에 대한 대화가 담겼다. 비메모리 사업 전략 및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분야 투자 확대 등이 언급됐다. 또한 TSMC에 대한 기술 경쟁력과 애플과의 공급관계,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위협과 관련한 대화가 이뤄졌다.  

    특히 이메일에는 승계 문제와 관련된 언급이 없어 골드만삭스가 이 부회장 승계 과정을 자문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정 씨는 '내용이 계속해서 핵심사업에 집중하고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보이는데, 삼성전자의 모든 사업부문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으로 보이는데'라는 변호인단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어 "당시 시민사회단체의 문어발식 구조에 대해 비판 많아서 비핵심 사업 정리는 좋은 방향이었다"며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칙에 따른 사업 집중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 대표는 골드만삭스와 이 부회장의 만남은 승계 자문과 관련성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지난 4일 공판기일에서 정 대표는 삼성에 지배구조개편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은 마케팅 차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