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 이하 직급 통일… '전무' 직급 폐지 가능성효율적 인사관리 및 빠른 의사결정에 방점이재용 부회장 '뉴삼성' 행보 속도 전망
  • 삼성전자가 올 연말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직급 단순화에 나선다. 이를 통해 수평적인 조직문화 강화 및 유연성을 높일 전망이다.

    특히 2008년 '상무보' 폐지와 같이 '전무' 직급도 없앨 가능성이 제기되며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사내 게시판에 인사제도 개편 관련해 임직원들에게 공지하고 중장기 인사제도 혁신과정 중 하나로 평가·승격제도 개편안을 준비중이다.

    개편안이 내년에 적용되면 삼성전자는 5년 만에 새로운 인사제도를 도입하게 된다. 구체적인 개편 방향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직급 체계를 단순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3월 대대적으로 인사제도를 개편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직급단계를 기존 7단계(사원1·2·3, 대리, 과장, 차장, 부장)에서 4단계(CL1~4)로 단순화했다. 임직원 간 호칭은 ‘○○○님’으로 통일했지만, 업무 성격에 따라 ‘님’, ‘프로’, ‘선후배님’ 등 수평적인 호칭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새 직급체계에서는 이보다 더 단순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IT 기업과 마찬가지로 부장급 이하 직급을 하나로 묶고 호칭도 더욱 수평적으로 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빠르게 소통하고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변화를 줄 방침이다.

    이와 함께 현재 부사장-전무-상무로 이어지는 임원 직급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전무 직급을 없애고 부사장-상무로 단순화시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앞서 지난 2008년 삼성그룹은 부장과 상무 사이의 직급인 '상무보' 제도를 폐지하고 '상무'로 통합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임원 직급을 손보는 것은 효율적인 인사관리 및 의사결정 과정의 속도를 올리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관계자는 "전무 직급 폐지가 이뤄지게 되면 삼성의 세대교체 작업도 마무리가 될 것"이라며 "한층 젊어진 삼성으로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사제도 개편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출소 이후 이뤄지는 만큼 ‘뉴 삼성’ 행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업적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흉상 제막식에 참석해 '뉴 삼성'으로 도약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이재용 부회장은 "오늘 회장님의 치열했던 삶과 꿈을 향한 열정을 기리며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며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특히 삼성그룹은 올 연말 완료 예정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용역이 마무리되는 대로 지배구조 개편도 앞두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20년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핵심 관계사 관련 지배구조 개편 검토를 위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용역을 맡겼다. 삼성그룹은 BCG 보고서를 토대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전체적인 조직 개편과 함께 큰 폭의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