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총수일가 주식담보대출 규모 1천억원 넘겨이화경 부회장 한 해 이자만 23억원 규모대출 부담 커지며 오리온 배당도 매년 인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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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온 총수일가의 빚부담이 커지고 있다. 오리온 등의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 규모가 커지면서 빚상환은 물론 이자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기준금리인상이 이뤄진 상황에서 추가 인상이 예견되는 만큼 이 부담은 앞으로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업계 일각에서는 오리온이 지난해 이어 올해 다시 한번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15일 오리온에 따르면 오리온 총수일가의 대출 총액은 1000억원이 넘는다. 모두 오리온과 오리온홀딩스 등의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이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을 제외한 총수일가가 그 주역이다. 

    주목할 점은 이 대출규모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출 규모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담철곤 회장의 부인인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의 빚이다. 이 부회장의 주식담보대출 규모는 총 868억원 규모다. 이를 위해 오리온홀딩스의 주식 810만2609주와 오리온 주식 27만2789주를 각각 한국증권금융, 신한은행에 담보로 제공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 오리온의 주식 200만주에 대한 질권 설정을 한 이후 이듬해 327만주, 지난해 652만주로 대출 규모를 키워왔다. 올해도 3월, 7월, 8월에 각각 주식담보를 늘려가며 총 265억원의 대출을 추가로 일으켰다.

    이들에 대한 이자부담은 최근 기준금리인상과 함께 커지는 중이다. 이 부회장의 대출 중 한국증권금융에서 받은 대출 768억원에 대한 금리는 2.67%, 신한은행에서 받은 대출 100억원에 대한 금리는 2.93%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동일 대출에 금리가 각각 1.94%, 2.93%였던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이 기준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연간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약 23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이 부회장의 급여가 21억3000만원 인 것을 감안하면 한해 급여를 고스란히 이자로 내고도 모자란 수준이다.

    담 회장의 장녀인 담경선 오리온재단 과장과 장남 담서원 오리온 부장의 빚 부담도 적지 않다. 

    담경선 과장은 오리온의 주식 2만9000주와 오리온홀딩스의 주식 76만2059주를 한국금융증권에 담보로 제공하고 총 76억6600만원의 대출을 받은 상태다. 담서원 부장은 오리온의 주식 19만5000주와 오리온홀딩스의 주식 189만6600만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190억원의 대출은 받고 있다.

    이들의 대출 금리도 지난해 말 각각 2.33%, 2.27%에서 현재 2.50%, 2.49%로 인상됐다. 이로서 1년간 내야하는 이자는 담경선 과장이 1억9200만원, 담서원 부장이 4억7200만원 규모다. 

    담경선 과장, 담서원 부장 남매의 부담은 이 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증여받은 오리온 주식에 대한 증여세 연부연납을 위해 성북세무서에 오리온의 주식 8만3100주, 19만7330주를 각각 납세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이 증여세는 내년까지 모두 완납해야한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오리온이 배당금을 인상할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는 중이다. 오너일가의 이자 부담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사실상 배당소득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오리온은 지난해 현금 배당을 보통주 1주당 600원에서 750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소액주주를 위해 차등배당을 실시중인 오리온홀딩스도 3년째 대주주 배당금을 올리고 있다. 2018년 주당 210원이던 대주주 배당금은 지난해 기준 주당 300원으로 인상됐다. 일반주주의 배당금은 650원으로 동결된 상태다. 

    공교롭게도 오리온의 성장은 지속되는 중이다. 오리온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62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신장했고 영업이익은 11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늘어났다. 원자재 가격 인상 속에서도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