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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담당 임원들… "산재 감소, 기업 처벌만으론 한계"

'중대재해예방 산업안전포럼' 발족충실하게?… 사력 다해도 불안처벌강화, 획일적 규제 효과 미미

입력 2021-11-17 09:28 | 수정 2021-11-17 13:21

▲ 중대재해처벌법ⓒ연합뉴스

"우리나라 법률 중에 형사처벌을 동반하는 문항에 '충실하게'라는 문언을 둔 법률이 있을까?" -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내년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앞두고 기업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법 조문에는 '적정한 예산을 편성하고', '충실하게 수행하라'고 명시됐지만, 기업 보건안전 담당자들은 사력을 다해도 불안한 표정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업종별 주요기업 20개사의 안전담당임원, 학계 등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제1차 '중대재해 예방 산업안전 포럼'을 개최했다.

경총은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산업계 공동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사고 예방을 위한 정책 및 정보 네트워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포럼 발족 이유를 설명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 부회장은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노·사·정 역할 강화 및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산업안전정책 및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수많은 입법·정책들은 대부분 기업의 책임 및 처벌 강화에 집중되었지, 뚜렷한 산재감소 효과는 없는 것 같다"며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방중심의 법집행을 통해 안전관리수준을 점진적으로 향상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포럼에는 업종별로 20개 기업 안전담당 임원들이 함께 했다. 이들의 일관된 목소리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어디까지가 최선인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사례발표를 맡은 기업 임원들은 "중대재해 '제로(0)'야 말로 모든 기업들의 염원"이라며 "이를 위해 안전관리 조직을 꾸준히 확대하고 외부 전문가들의 컨설팅을 받아 현장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이태성 대우조선해양 보건안전담당 상무는 "협력사 안전자립을 위한 안전인증제 도입과 직원참여 안전개선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대우조선만의 직원 안전 돌봄·지킴이 활동과 교육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첨단기술을 이용한 사고예방법을 소개했다. 안전수칙을 메뉴얼화 하고 직원들에게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제공한다. 안전담당 부서는 장비에서 수집한 내용을 스마트 기술에 기반한 맞춤형 사고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모호한 법규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충실하게'와 같은 모호한 규정은 형사처벌 범위를 필요 이상으로 확대할 수도 있고, 필요 이상으로 축소시킬 수 있다"며 "안전사고가 발생한 기업은 '충실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수사부터 대법원 판결까지 불명확한 기간 동안 고통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이날 발족한 포럼을 두 달에 한번 개최할 예정이다. 경총 관계자는 "산업안전포럼을 통해 업종 간의 안전관리 우수사례를 적극 공유하는 등 사업장 안전보건 역량 강화에 힘쓸 것"이라며 "중대재해법에 대한 산업현장의 요구사항과 개선방안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종현 기자 ajh@new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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