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가 과잉공급 우려와 코로나19 확산세에 하락했다.

    17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에 비해 2.40달러 하락(-2.97%)한 78.36달러에, 중동산 두바이유는 0.95달러 떨어진 81.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의 경우 10월7일 78.30달러 이후 42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거래일대비 2.15달러 감소한 80.28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유가는 과잉공급 경고와 유럽의 바이러스 감염 우려에 크게 내렸다.

    CNBC방송은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과잉공급이 임박했다고 경고하면서 이날 유가가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IEA는 보고서를 통해 "석유 시장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타이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공급 증가로 유가 상승이 유예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 역시 "다음 달부터 석유 공급이 과잉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시장 전망과 달리 21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관계자들은 시장에 과잉공급으로 인한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도 유가 발목을 잡고 있다.

    독일은 최근 일주일간 인구 10만명당 확진자 수가 312.4명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백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하는 봉쇄 정책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탈리아 역시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열차 탑승 전 그린패스 소지를 확인하거나 택시 조수석 탑승을 금지하는 등 방역 강화에 나섰다.

    이밖에 체코, 벨기에, 프랑스 등도 늘어나는 확진자에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석유중개업체 PVM의 스티븐 브레녹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영향은 지금까진 무시할 수 있을 정도였다"며 "하지만 앞으로 몇 달 안에 상황이 악화하고 이동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으로 비축유 반출 압박이 커진 점도 유가를 끌어내렸다.

    미국 정부가 한국, 일본, 인도 등 동맹국은 물론, 중국과 접촉해 비축유 반출을 요청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벨렌데라 에너지 파트너스의 매니쉬 라지 CFO는 마켓워치에 "바이든 행정부가 저유가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고, 시장은 정부가 유가를 억제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