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임기 만료 앞두고 최우수 성적표 남겨사모펀드 CEO 제재 내년 연기…리스크 피해KB그룹 내 비금융 순익 비중 가장 높아
  • ▲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KB증권
    ▲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KB증권
    KB증권을 이끄는 박정림·김성현 대표이사 사장의 투톱체제가 임기만료와 무관하게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사모펀드 판매 책임을 안고 있었지만, 당국의 CEO 제재 결론이 사실상 내년으로 미뤄졌고, 올해 역대급 실적까지 기록하면서 연임 부담 요소가 줄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정림·김성현 대표의 임기만료일은 올해 12월 31일이다. 

    박정림·김성현 대표는 앞서 지난 2018년 말 함께 취임해 각각 자산관리(WM)·세일즈앤트레이딩(S&T)과 투자은행(IB) 부문을 3년간 이끌고 있다. 이들은 2년의 임기를 지낸 후 지난해 추가로 받은 1년의 임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박 대표와 김 대표는 당초 라임펀드 판매 관련 리스크를 떠안은 점이 연임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었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라임펀드 판매 사태와 관련해 박 대표에게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김 대표에는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를 내린 바 있다. 

    특히 향후 3년 동안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문책경고가 확정된다면 박 대표는 CEO 연임이 불가한 상황이었다.

    반면 금융위원회가 지난 12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라임펀드를 판매한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대신증권 등 3개 증권사 CEO에 대한 제재를 법리 검토 이후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들의 연임에 부담을 주는 요소가 줄어들었다는 시각이 나온다. 금융당국 제재 확정 이전 금융사 CEO의 연임 결정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KB증권은 올해 사상 최대실적을 예약하며 CEO 연임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KB증권은 앞서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이 지난해보다 58.6% 증가한 5433억원으로 집계됐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5.1% 늘어난 7295억원을 기록, 연간 영업이익 ‘1조원 클럽’ 가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KB증권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면서 그룹 내 순이익 기여도 또한 급증했다. KB증권의 3분기 누적 기준 KB금융그룹 순이익 기여도는 14.4%로 지난해 3분기(11.8%)보다 대폭 증가했다. 이는 그룹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순이익 비중이다. 

    특히 김 대표가 이끄는 IB 부문은 채권발행시장(DCM)에서 시장점유율(M/S) 23.5%를 기록해 1위 자리를 지켰다. 수출입은행, 한국가스공사 글로벌본드 발행 공동대표주관을 수행하고, 일반기업 대상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도 힘을 실었다.

    주식자본시장(ECM)에서도 대형 딜 수주 효과를 기록했다. 특히 엘앤에프, 맥쿼리인프라 등 대형 유상증자 딜로 유상증자 주관 1위를 기록했으며, 카카오뱅크, 롯데렌탈(공동주관), 현대중공업(공동주관) 등 대어급 기업공개(IPO)를 주관한 것이 주효했다. 

    박 대표가 이끄는 WM 부문 또한 약진하고 있다. 

    KB증권의 리테일 고객 총자산은 올해 3분기 기준 131조원으로 박 대표가 취임 전과 비교했을 때 3배가량 증가했으며, WM금융상품 자산 역시 35조6000억원으로 7조원 이상 늘었다. 직접투자를 선호하는 시장 환경을 기반으로 국내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증가세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S&T(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도 글로벌 증시 조정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에 대비한 포지션 구축으로 ELS(주가연계증권)에서 안정적 성과를 이어갔다. 탑티어(Top-tier) 기관고객 대상 영업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고객기반 확대도 주력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금융감독원 간 DLF(파생결합펀드) 관련 소송이 일단락된 이후 내년 CEO 제재 관련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라며 “12월이 돼야 명확한 인사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