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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논란]"세금폭탄 vs 중형차稅 수준"…전문가 "내야될 사람이 냈나 따져야"

與·靑 "쏘나타·그랜저 세금 수준"…조국 과거 '종부세 폭탄' 표현에 또 '조적조' 논란전문가 "차-집 비교 자체 부적절"…"내로남불식 접근·통계로 국민 오도 말아야""부과 기초자료인 공시價 산정부터 문제…전수조사 안하는 등 법률 위반 소지"

입력 2021-11-25 14:46 | 수정 2021-11-25 14:58

▲ 아파트단지.ⓒ뉴데일리

"(세금)폭탄의 크기(위력)가 크냐, 안 크냐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그 폭탄이 정말 갈데가서 터졌느냐가 문제죠."

문재인 정부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폭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세금 폭탄'이라는 비판에 '정밀타격'이라며 중형자동차세를 들어 반박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종부세 부과가 법적인 근거도 없이 주먹구구로 이뤄지고 있다며 위법 소지마저 있다고 지적한다.

종부세 고지서 발송을 계기로 세금 폭탄 논란이 불거지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1가구1주택 종부세 대상자중 70% 이상이 26억원(공시지가 17억원)인데, 세금이 50만원쯤"이라며 "중형차인 소나타 2000㏄의 자동차세가 52만원"이라고 글을 올렸다. 송 대표는 "전 국민의 98%는 (종부세 납부)대상이 아니다"라면서 "당 대표가 돼 종부세 부과기준을 9억원에서 11억원(시가 16억원)으로 상향시켰다"고 공치사하기도 했다.

24일엔 청와대가 같은 논리로 종부세 폭탄론을 반박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KBS라디오 시사프로 에 출연해 "2500㏄급 그랜저 승용차 자동차세가 65만원"이라며 "25억원 아파트에 72만원 세금을 부과하는게 폭탄이라고 하기는 어렵지 않나"라고 따져물었다. 이 실장은 "폭탄이란 용어는 예측이 불가능했다는 점을 부각한 표현"이라며 "하지만 이번 종부세는 충분히 오래전부터 예고했고 피하려면 얼마든지 피할 길이 있었다. 폭탄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종부세를 자동차세와 견주며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논리는 앞선 22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폈다. 조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그랜저 2.5와 제네시스 G70의 자동차세는 50만원쯤, 벤츠 E350은 40만원쯤"이라며 "시가 25억(공시가격 17억원) 이하 1주택자 종부세 50만원이 '폭탄'이라고?"라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은 4년전 청와대 민정수석 당시 종부세를 '폭탄'이라고 표현한 사실이 드러나 다시한번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 논란에 휩싸였다. 조 전 장관은 지난해 사모펀드·입시비리 혐의로 기소된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2017년 8월10일자 가족 단체대화방 문자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문자에서 조 전 장관은 "종부세 물릴 모양이네, 경남 선경아파트 소유권 빨리 이전해야. 우리 보유세 폭탄 맞게 생겼다"라고 적었다.

▲ 부동산ⓒ연합뉴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여당의 종부세 시각에 대해 '내로남불'식 접근법이라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일단 비교가 잘못됐다"면서 "차는 계속 쓰면서 감가상각이 이뤄지지만 집은 자본이득이지 소득이득이 아니다. 10억원하던 부동산이 20억원이 됐다고 당장 이득 볼게 없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같이) 집값이 올랐어도 종부세를 안내는 사람은 좋아하겠지만 종부세를 내게 된 사람은 기분 좋을리 없다"면서 "은퇴후 별도 소득없이 집 1채 가진 사람들에게 세금을 강제로 매기면 누가 반발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권 교수는 "지금은 종부세 대상이 아니어서 세금 폭탄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공시지가 상승 등으로) 앞으로 몇년안에 종부세 납부대상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전 국민의 2%만 종부세를 낸다고 하는데 그런 논리리면 서울 강남의 갓난아이가 종부세 대상자인가? 국민을 오도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차는 재화성격상 소비재나 사치재에 가깝지만 집은 성격 자체가 다르다"면서 "차는 (브랜드를 떠나) 배기량이 같으면 (성능 등에 있어) 큰 차이가 없지만 집은 평수가 같아도 어디 사느냐에 따라 학군도, 교통도 다 달라진다. 애초에 차와 집을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연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정부의 종부세 부과가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의 최신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에 나오는 괴물과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정 교수는 "극중 괴물들은 죄를 지었다는 사람에게 나타나 단죄하는데 그 단죄의 대상이 논란거리"라며 "종부세가 세금 폭탄이라고 불릴 만큼 (그 위력이) 크냐, 안 크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폭탄이 정말 갈데에 가서 터졌느냐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정 교수는 "종부세를 정말 내야 할 사람이 내고 있는지부터 따져볼 문제"라며 "종부세 부과 기준인 공시가격은 조세정책 신뢰성의 근간이지만, 법률 위반의 소지가 다분하고 산정근거도 미약하기 그지없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공동주택(아파트) 공시법률에는 공시가격을 매길 때 가구별로 전수조사를 하게 돼있다"면서 "샘플조사 방식으로 공시가격을 산정하고 이를 토대로 종부세를 매겼다면 부실조사를 넘어 법을 어긴 것이 된다"고 질타했다. 세금 폭탄 논란에 앞서 종부세 부과기준이 되는 기초자료(공시가격)의 신뢰성 문제가 대두된다는 얘기다.

정 교수는 "공시가격 동결 주장이 나오는 것은 세금 증가를 멈추게 하려는 게 아니라 공시가격 제도 개선을 통해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부정확한 공시가격으로 복지대상에서 탈락하거나 세금을 더 내야 할 사람은 덜 내고, 덜 내야 할 사람은 더 내는 불공정한 상황을 멈추기 위함"이라고 부연했다.

▲ 세금.ⓒ연합뉴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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