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규모로 국회 본회의 통과… 법정시한 하루 넘겨정부안보다 3.3조원 순증… 소상공인 손실보상 하한액 50만원알박기 논란 '경항모'사업 72억원 반영… 野, 전액 삭감 요구'이재명표 예산' 지역화폐 발행 6052억원 배정… 3650억원 증액
  • ▲ 예산.ⓒ연합뉴스
    ▲ 예산.ⓒ연합뉴스
    대통령선거가 있는 내년도 예산이 역대 최고인 607조7000억원 규모의 '슈퍼예산'으로 확정됐다. 올해보다 8.9%(49조7000억원) 증액됐다. 문재인 정부의 확장적 재정운용 기조가 유지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직·간접 편성·운용한 정부 예산 규모는 총 3000억원에 육박한다.

    나랏빚도 눈덩이 불어나 내년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게 됐다.

    국회는 3일 본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 총지출 규모를 607조7000억원으로 의결했다. 정부 제출안 604조4000억원보다 3조3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본예산 규모가 600조원을 넘는 슈퍼예산으로 짜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는 정부안에서 국방, 외교·통일 등의 분야에서 5조6000억원을 깎고 소상공인 지원 확대 등을 위해 8조9000억원을 증액해 3조3000억원을 순증했다. 2년 연속 정부안보다 늘었다. 증액분 중 지방교부세(2조4000억원)를 제외한 나머지 6조5000억원은 52.3%에 해당하는 3조4000억원을 소상공인(2조원)과 방역(1조4000억원) 지원에 배정했다.

    막판 협상에서 여야 간 이견을 보였던 소상공인 손실보상·비대상업종 맞춤형 지원 사업은 예산이 정부안(8조1000억원)보다 2조원 늘어 10조100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 손실보상 하한액은 기존 10만원에서 50만원(분기당)으로 5배 인상됐다. 관광·체육·문화, 택시·버스 등 손실보상 비대상업종에 대해선 금융·인력·방역물품, 매출 회복 등 4000억원쯤의 맞춤형 지원방안을 추가했다.

    총수입은 553조6000억원으로 의결했다. 국회는 내년에도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올해 납부를 미뤄준 종합소득세·부가가치세 등이 내년 세입에 더해지면서 올해처럼 국세수입이 더 늘어날 거로 보고 정부안(548조8000억원)보다 4조7000억원을 늘렸다. 정부안보다 △종합소득세 7997억원 △법인세 1조1570억원 △부가세 1조4246억원 △종합부동산세 7528억원 △주세 3434억원 등이 증액됐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54조1000억원으로 추산됐다.
  • ▲ 나랏빚.ⓒ연합뉴스
    ▲ 나랏빚.ⓒ연합뉴스
    내년 예산은 올해 본예산(558조원)보다 8.9%(49조7000억원) 증가했다. 정부의 2020~2024년 중기재정운용계획상 지출규모는 평균 5.7%쯤 늘어날 예정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에도 확장적 재정운용 기조가 유지되는 셈이다.

    정부 예산 지출 규모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07조원이나 불어났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본예산 규모는 400조7000억원이었다.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사태 이전부터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해온 문재인 정부에서 5년간 직·간접적으로 운용한 예산 규모는 총 2977조1000억원에 달한다.

    나랏빚도 문재인 정부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내년 국가채무는 1064조4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게 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47.3%를 기록한 데 이어 내년 50.0%가 될 전망이다. 역시 사상 최고치다.
  • 여야는 전날 세출 예산은 5조6000억원쯤 깎고 대신 세입 예산을 4조7000억원쯤 늘리기로 일찌감치 잠정 합의했다. 이에 따라 2년 연속으로 내년도 예산안이 법정 처리시한 내 처리될 거로 예상됐다.

    하지만 경항공모함(경항모) 사업과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하한액을 두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고 기획재정부의 계수조정 작업마저 늦어지면서 처리시한을 지키지 못했다.

    여야 막판 협상에서 걸림돌로 작용했던 경항모 사업 예산은 국민의힘의 전액 삭감 요구에도 정부안 원안(72억원)이 그대로 반영됐다.

    또 다른 쟁점 항목이었던 지역화폐 발행 예산은 6052억원이 반영됐다. 정부안(2402억원)보다 3650억원이 늘었다. 지역화폐 예산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후보가 증액을 주장해왔던 항목이다. 야당은 이를 '이재명표 예산'이라며 증액에 반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