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겠다'던 소비자물가 고공행진…전달 3.7%↑, 9년11개월만 최고'11년만'이라던 4% 성장도 '빨간불'…3분기 GDP 0.3% 성장 그쳐정부, 소비진작으로 성장률 견인?…농축수산물 할인쿠폰 추가 발행전문가 "고물가 부채질" 우려… 3분기 밥상물가 5.0%↑, OECD 5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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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의욕적으로 내건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2%대 초반으로 잡겠다던 물가는 연말로 접어들수록 3%대 고공행진중이다. 올해 4%대 경제성장도 3분기 실적 악화로 목표 달성이 간당간당하다.정부는 소비 진작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달성한다는 복안이지만 물가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통계청이 지난 2일 내놓은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41(2015년=100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 올랐다. 2011년 12월(4.2%)이후 9년11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달(3.2%)보다도 0.5%포인트(p) 올랐다. 물가상승률이 두달 연속 3%대를 기록한 것은 2012년 1월(3.3%)·2월(3.0%) 이후 처음이다.애초 정부는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며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 우려가 제기되자 코로나19(우한 폐렴) 쇼크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며 올 2분기 일시적으로 2%를 웃돌거라고 일축했었다. 하반기부터 기저효과가 빠지고 햇과실 등이 공급되면 연간으로는 물가관리 목표치(2%)를 웃돌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정부 전망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2분기만해도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공급부족으로 달걀 등 농축산물 위주로 물가가 올랐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소비 수요가 늘고 경기회복 흐름이 빨라지면서 한동안 저물가를 이끌었던 휘발유·경유 등 석유류가격이 국제유가 상승 추세에 따라 급등한 탓이다. 석유류가격이 껑충 뛰면서 공업제품과 전기·수도·가스 등도 덩달아 올랐다. 정부는 부랴부랴 지난달 12일 유류세를 역대 최대 규모인 20%나 내렸지만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한데다 인하분이 실제 현장가격에 반영되는데 시간이 걸리다보니 11월 석유류가격은 1년전보다 35.5%나 상승했다. 2008년 7월(35.5%)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으로 지난해 3월(1.3%) 이후 아홉달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물가지수중에서도 흔히 '밥상물가'로 불리는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중에서도 상위권이다. 지난 1일 OECD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4%다. 이는 종전(2.2%)보다 0.2%p 올린 것이다. 기재부는 "0.2%p 상승폭은 주요 20개국(G20) 중 영국(0.1%p)에 이어 2번째로 작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3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다. OECD 38개 회원국 중 벨기에와 같은 공동 23위다.그러나 밥상물가로 범위를 좁혀보면 3분기 한국의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상승률은 5.0%로, 터키(27.6%)·콜롬비아(11.2%)·호주(10.6%)·멕시코(8.0%)에 이은 5위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는 하나 국내 고물가 상황은 서민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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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대 경제성장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11년 만에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게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원(KDI)은 올해 우리 경제가 4.0% 성장할 거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OECD도 최근 전망에서 4.0%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대로 유지했다.문제는 지난 2일 한은이 발표한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이 전분기 대비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는 점이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코로나19로 1분기(-1.3%)와 2분기(-3.2%) 마이너스(-)를 기록하고서 3분기(2.2%)부터 5개 분기 연속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올 3분기 성장률이 1분기(1.7%), 2분기(0.8%)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면서 남은 4분기 실적이 1% 이상 뛰어야만 올해 정부가 밝힌 4%대 성장이 가능한 상황이 됐다.설상가상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밝힌 6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325명으로 집계됐다. 휴일 기준 첫 4000명대 기록이면서 최다 수치다. 오미크론 감염자도 12명(해외유입 2명·지역감염 10명) 늘어 누적 24명이 됐다.이런 가운데 정부는 연내 관리목표 이내로 통제가 어려운 물가보다는 소비 진작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치중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 3일 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을 590억원 추가로 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은이 지난달 25일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으며 올해 경제성장률을 4.0%로 유지한 배경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날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가 계절적인 요인으로 재확산이 되겠으나 소비회복세는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일각에선 정부의 소비진작책이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가뜩이나 고공행진 중인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물가 상승 압력이 워낙 높아 소비쿠폰이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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