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 수개월 인기 중고차, 신차수요 흡수반도체 난에 최장 13개월 기다려야"내년에도 중고차 계속 오를 것"
  •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습. ⓒ김재홍 기자
    ▲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습. ⓒ김재홍 기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여파가 신차는 물론 중고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인기 차종 중고차의 경우 1만km를 주행해도 신차보다 비싼 사례마저 등장했다. 

    7일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에 따르면 9453km를 주행한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1.6 그래비티 매물은 4790만원이다. 해당 중고차는 2021년 7월식이며, 크렐 프리미엄 사운드(65만원), 7인승(70만원), 드라이브 와이즈(90만원), 스마트 커넥트(90만원) 등 315만원 상당의 옵션이 장착됐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신차 그래비티 트림 가격은 4320만원이며, 매물과 동일한 옵션을 적용하면 4635만원이다. 1만km에 육박하는 거리를 운전해도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넘어선다. 

    현대차 투싼 1.6 터보 2WD 프리미엄 중고차의 가격은 3099만원이다. 이 차량은 2021년 7월에 출고됐고 6320km를 주행했다. 익스테리어 Ⅱ(70만원), 현대 스마트센스(90만원), 멀티미디어 내비게이션 Ⅱ(160만원) 등 출고 시 장착한 옵션의 금액은 320만원이다. 

    투싼 가솔린 1.6 터보 프리미엄의 가격은 2641만원이고 옵션 금액을 더해도 2961만원이다. 중고 매물 시세가 신차 가격보다 높다. 

  • 테슬라 모델3 충전하는 모습. ⓒ김재홍 기자
    ▲ 테슬라 모델3 충전하는 모습. ⓒ김재홍 기자
    수입차에서도 중고차와 신차의 가격이 비슷하거나 중고 매물 금액이 높은 사례가 발견된다. 벤츠 인증중고차 온라인 사이트에 등록된 ‘E 350 4MATIC AMG 라인’의 가격은 8000만원이다. 이 차량은 지난해 10월 말 출고되어 1년이 넘는 기간 4480km를 주행했지만 신차(8800만원)와 가격 차이는 10%에 불과하다. 

    테슬라의 경우에는 일부 트림이 판매중지 되면서 중고차 가격이 급등했다. 엔카닷컴에 등록된 2021년 8월식 9329km를 주행한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는 7099만원이다. 테슬라는 올해 8월부터 물량부족을 이유로 모델3 롱레인지 주문을 중단했으며, 내년부터 주문이 가능하다. 

    모델3 롱레인지 가격은 5999만원이었으며, 중고 매물과 동일한 옵션인 레드 컬러를 선택하면 257만원이 추가되어 6256만원이다. 중고차가 신차보다 800만원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중고차 가격의 상승 원인은 자동차 반도체 공급문제로 인한 신차의 생산차질, 코로나19 회복으로 인한 자동차 수요 증가 등이 거론된다. 업계에 따르면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출고 대기기간은 13개월에 달한다. 투싼도 가솔린 모델은 8~10개월 정도다. 신차 구매가 어려워지다보니 소비자들이 중고차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각국에서 인기 차종의 신차와 중고차 가격이 급등하는 추세”라면서 “특히 출고 수개월 이내의 중고차는 신차 수요를 흡수해 신차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 1차 공급난, 올해 중순 2차 공급난 여파로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면서 “자동차 가격상승 압력은 단기에 해소되기 어려워 내년에도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