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파이낸셜 기존 손보사 협업 성과 미미기존 디지털보험사 미니보험 적자 계속금융당국 규제 뚫고 순항할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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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해보험사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향후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기존 플랫폼사 및 디지털보험사의 선례가 좋지 않고 정부 규제 리스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1일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금융당국에 디지털 손보사 출범을 위한 본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내년 초 상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일상 속 위험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테크인슈어런스 기반 보험의 새로운 트렌드와 혁신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카카오페이가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보험상품은 ‘생활 밀착형 미니보험’ 형태다. 기존 보험이 년 단위의 납입기간과 보장기간을 가진 것에 비해 일일보험 등의 상품을 통해 보험이 어렵고 비싸다는 편견을 깨기 위한 서비스를 출시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손해보험 사업에 먼저 뛰어든 네이버파이낸셜의 선례를 감안했을 때 카카오페이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네이버파이낸셜은 2020년 7월 법인보험대리점(GA) ‘NF보험서비스’를 설립하고 보험업에 진출했다. 2020년 8월 NF보험서비스는 자동차보험 견적 비교 서비스를 추진하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기존 손보사와 이견을 보이며 최종 무산됐다. 이후 네이버파이낸셜이 제공하는 보험 서비스는 자사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SME에 한정해서 제공하고 있다.

    물론 업계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의 손해보험업 진출을 같은 선상에 놓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네이버는 직접 보험상품 중개 및 판매를 위한 라이선스를 획득하지 않았지만, 카카오페이는 보험업 사업허가를 신청해 직접 보험상품을 내놓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빅테크 기업의 보험업 진출이라는 차원에서 두 회사는 비교하는 건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해보험 진출이 우려되는 또 다른 이유는 기존 디지털 손보사가 출시한 비슷한 유형의 상품들이 출시 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사업 모델로 DIY보험, 소액보험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맥락으로 미니보험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디지털보험사 캐롯손해보험과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수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미니보험의 보험료는 만원대에 불과해 원데이 보험, 스키보험 등 신개념 상품 출시에도 수익성이 떨어진다.

    이에 더해 정부 규제에 대한 리스크도 여전하다. 금융당국은 2월 빅테크 기업을 혁신금융사업자로 선정해 후불결제 서비스, 마이데이터 기반 사업 등을 허가했으나 9월 규제로 돌아섰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에 위배된다며 금융상품 비교 서비스를 중개로 보고 보험 추천 서비스를 중단시켰다.

    금융당국은 핀테크 기업이 소비자에게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영업행위를 단순 광고가 아닌 ‘중개’로 봐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상품 중개를 위해서는 금융상품 중개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한다고 핀테크 기업들을 압박했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금소법 위반 우려가 있는 온라인 연계 투자 서비스와 보험상품 비교 서비스를 중단했다.

    카카오페이는 보험상품 비교 서비스를 통해 손해보험사 설립에 앞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려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 규제에 따라 보험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며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업계와 역차별 논란이 지속되자 금융당국이 이를 좌시할 수만은 없어 제재를 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은 플랫폼을 활용해 대리점 형태로 중개행위를 하는 데 비해 카카오는 손해보험사를 직접 설립해 본인가를 신청하는 단계”라며 “카카오페이가 처음에는 미니보험을 한다고 얘기하지만 어떤 상품 구성을 내놓을지 아직 확인된 게 없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종사자는 “미니보험의 경우는 시장 규모가 기존 손보에서 크지 않다. 카카오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캐롯손해보험에서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만든 것처럼 혁신적인 상품을 만들기 위해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