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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의 남자' 최윤호 사장, 삼성SDI '배터리' 새 판 짠다

미전실 등 그룹 요직 두루 거친 '전략통'보수적 투자 행보서 '공격 투자' 전환 기대배터리 '초격차' DNA 이식 등 그룹 미래 먹거리 확보 총력 나설 듯

입력 2021-12-09 08:40 | 수정 2021-12-09 09:57

▲ 최윤호 삼성SDI 신임 사장. ⓒ삼성SDI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최윤호 사장이 삼성SDI 신임 대표로 낙점됐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으로 본격적으로 흑자 시대를 맞이한 삼성SDI인 만큼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 사업에 대한 육성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나 경쟁사에 비해 보수적 투자 스탠스를 유지한다는 평가를 받아 온 만큼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SDI는 그룹 사장단 인사를 통해 최윤호 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고 밝혔다.

최윤호 대표는 그룹의 핵심 인사로 손꼽히는 인물 중 하나다. 198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래 과거 미래전략실, 사업지원 TF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폭넓은 사업 혁신 경험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갖춰 삼성전자의 글로벌 성장에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최 대표는 그룹 내 주요 조직이 만들어졌을 때 합류하며 능력과 역량을 인정받아왔다.

2010년 미전실이 출범했을 때 임원으로 3년 넘게 근무했고, 2017년 사업지원 TF가 구성됐을 때 역시 참여했다. 최 대표가 근무한 미전실 전략1팀의 경우 삼성그룹의 큰 그림을 그리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미전실 내에서도 핵심 부서로 평가받는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사장으로 승진한 뒤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최 대표는 경영관리를 총괄하는 임원으로서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경영을 보좌해왔다.

실제 지난해 6월 열린 무선사업부장 사장간담회를 비롯해 7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임원 간담회에도 최 대표가 배석했다.

무엇보다 최 대표가 경영지원실장을 맡아 그룹의 전반적인 성장 전략은 물론 M&A 등 전략적 결정에 깊숙이 관여해온 만큼 앞으로 삼성SDI의 배터리 사업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내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글로벌 투자를 확대하고 IPO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조달을 계획하고 있어 배터리 시장 경쟁은 더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삼성그룹의 경우 8월 반도체와 바이오 등 미래 전략 사업에 24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여기에 배터리 부문이 빠져 있어 배터리 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가 약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올 들어서 후발주자였던 SK온에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 5위 자리를 내어주기도 했다.

삼성SDI는 최근 미국 완성차 4위 업체인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미국에 첫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합작법인을 설립기로 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다.

합작법인은 2025년 상반기부터 미국에서 최초 연간 23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할 예정이다. 향후 40GWh까지 확장할 수도 있다.

합작법인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스텔란티스의 미국, 캐나다, 멕시코 공장에 공급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부터 순수 전기차(EV)에 이르기까지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된다.

공사가 본격화되면 삼성SDI는 국내 울산, 중국 서안, 헝가리 괴드에 이어 미국까지 생산거점을 구축하게 된다.

최 대표는 스텔란티스와 협력해 미국 내 공장 부지를 최종 선정하고 투자 규모를 확정 지을 것으로 보인다.

▲ '인터배터리 2021' 부스에 전시된 삼성SDI의 Gen5 배터리. ⓒ삼성SDI

대규모 투자 등 중대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글로벌 감각을 갖춘 최 대표가 국내외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적기 투자에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삼성SDI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등 재료로 사용되는 첨단소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 공격적인 R&D 투자를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어 최 대표가 그룹의 미래 신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부여받았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무통이자 전략통으로 불리는 최 대표가 배터리 등 미래 사업을 맡은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초격차를 확보하라는 것"이라며 "삼성 역시 미래 사업에 대한 준비를 본격화하려는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재무구조도 안정화된 만큼 공격적인 투자를 위한 필요 자금 마련에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3분기 기준 차입금(4조1561억원)과 부채(9조6466억원) 규모는 지난해보다 각각 6.32%, 22.9% 증가했다. 그러나 자본이 꾸준히 확충되면서 차입금의존도(27.9%)는 오히려 줄어들었(-2.21%p)으며 부채비율(64.8%)도 소폭 상승(4.35%p)에 그쳤다.

최근 들어서야 배터리 부문이 흑자전환한 만큼 자본 확충 속도에 비해 차입금 및 부채 증가세가 가파르지만, 절대적인 수치 자체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동비율도 지난해 3분기 113%에서 올해 135%로 개선됐으며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도 1조8236억원으로, 최근 6년새 가장 많다. 직전 5년 평균 보유 규모는 1조1834억원이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SDI가 매출 4조1063억원, 영업이익 4242억원의 4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은 지난해 4분기 3조2513억원에 비해 26.2% 늘어나면서 2016년 4분기 이후 21개 분기 연속 전년대비 외형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3분기 3조4397억원에 비해서는19.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2461억원에 비해 72.3% 높아지면서 2020년 3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전년대비 이익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추산됐다. 3분기 3734억원에 비해서는 13.5%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이슈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차세대 배터리인 Gen5가 본격 출하되고 있어 출하량 부진 우려는 제한적이다.

그동안 전력용 위주였던 ESS는 UPS, 가정용 등 고수익성의 다양한 프로젝트 물량 출하가 집중돼 있다. 이에 매출이 전분기대비 두 배가량 늘고, 수익성도 크게 개선되면서 다시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원형전지는 전동공구, e모빌리티, EV용 등 모든 적용 분야에서 수요 강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재료는 편광필름의 경우 계절적으로 가격 하락과 재고 조정에 따라 매출이 감소하겠지만 OLED 소재 및 반도체 소재가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하는 편광필름 수요 둔화 영향으로 전자재료 부문 매출 감소가 예상되지만, 전지 사업부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면서 뚜렷한 성장세는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13조원, 영업이익 1조226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은 2010년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11조원에 비해 22.5% 증가하면서 2015년 이후 외형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6713억원에 비해서는 82.6% 증가하면서 2년 연속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
성재용 기자 jay1113@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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