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월 분양물량 8만7287가구, 전년비 29%↓수도권 분양물량 42% 감소 정비사업 입지 축소탓이촌한강 입찰보증금만 1천억…중견사 입지 좁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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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들이 올해 국내 주택시장에서 극심한 수주 가뭄을 겪고있다. 올해 대형건설사들의 최대 먹거리로 떠오른 정비사업 시장에서 입지가 축소된 탓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정비사업 입찰보증금 문턱도 높아져 일감 확보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10일 대한주택건설협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중견건설사 분양물량은 8만7287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12만3896가구) 대비 29.5% 감소한 수치다.월별 분양물량을 살펴보면 ▲1월(8098가구) ▲2월(1만227가구) ▲3월(1만1367가구) ▲4월(8847가구) ▲5월(1만3903가구) ▲6월(6437가구) ▲7월(7159가구) ▲8월(3952가구) ▲9월(5626가구) ▲10월(6380가구) ▲11월(1741가구) ▲12월(3550가구) 등이다.1·2·4·5월을 제외하면 지난해보다 분양물량이 감소했다.올해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분양물량은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올해 수도권 분양물량은 3만4558가구로 전년(5만9838가구) 대비 42.2%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지방 분양물량 역시 지난해 6만6572가구에서 올해에는 5만2729가구로 20%대 감소폭을 보였다.올해 정비사업의 전반적인 규모가 커지면서 대형건설사들이 공격적 수주 행보를 이어간 만큼 중견건설사들의 설자리가 좁아진 것으로 분석된다.중견건설사들도 수주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올해 브랜드 리뉴얼 등을 단행했지만, 정비사업 시장에서 시세차익을 염두한 1군 브랜드 선호 현상이 커지면서 수도권을 물론, 지방에서도 수주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중견건설사 한 관계자는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알짜 주택 한 채의 중요성이 높아진 탓에 수도권 정비사업장에서는 명함도 못내미는 실정"이라며 "최근에는 입찰보증금 규모도 눈에 띄게 늘어나 자금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기업으로선 대형사들의 경쟁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실제로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에 나선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조합은 입찰보증금으로 1000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통상 입찰보증금이 예정 공사비의 10% 수준으로 책정되는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정비사업장에서 1000억원대 입찰보증금이 등장한 건 지난 2019년 한남3구역(1500억원), 갈현1구역(1000억원) 이후 2년 만이다.광주광역시 풍향구역 재개발사업 조합 역시 지난 8월 시공사 선정 입찰 과정에서 입찰보증금으로 700억원을 제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또 다른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입찰보증금도 부담이 되는 상황에 전액 현금 납부 조건을 내거는 정비사업장도 늘고 있어 갈수록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내년에도 정비사업 시장의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