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2년 연속 소비자보호 '최하위'… 상품판매 악영향 우려

KDB생명이 금융소비자보호에서 2년 연속 낙제점을 받아 향후 보험상품 판매에 빨간불이 켜졌다. 매각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금융소비자보호를 소홀히 함으로써 금융당국이 가장 관리감독에 신경써야 할 금융사가 됐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 평가에서 KDB생명, DGB생명, 현대캐피탈이 종합평가 '미흡'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3월 25일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에 따라 실태평가가 법제화됨에 따라, 금소법에 따른 최초의 평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는 실태평가 내실화와 금융회사 부담완화를 위해 ‘실태평가 주기제’를 도입해 총 7개 업권 26개사에 대해 평가했다.

KDB생명은 2020년도에 이어 2년 연속 금융소비자보호 종합등급 '미흡'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KDB생명과 미흡을 받았던 삼성생명은 이번 조사에서 '보통'으로 상향됐지만, KDB생명은 소비자보호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것.

평가는 계량지표(민원 사전예방, 민원 처리노력 및 소비자보호 소송)와 비계량지표(소비자보호 조직, 금융상품 개발과정, 금융상품 판매과정, 민원관리시스템 및 소비자정보 공시, 기타 소비자보호) 등 7개 항목으로 이뤄진다.

특히, KDB생명은 민원 사전예방 부문에서 '취약'으로 조사됐다. 종신보험 민원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소비자보호 전담조직‧상품개발‧판매관련 소비자보호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KDB생명은 지난해에도 개선계획안을 금감원에 제출했지만, 말뿐인 공수표로 끝난 셈이다.

KDB생명은 현재 매각 마무리 절차가 진행 중이다. JC파트너스는 2020년 6월 산업은행의 KDB생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그 해 12월 산업은행과 KDB생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현재는 대주주 변경 승인을 위한 금융위의 적격성 심사를 받고 있지만 지연되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KDB생명이 2020년부터 매각 절차로 어수선해지면서, 금융소비자보호에 신경을 못쓰고 사실상 방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에 '보통'이던 것이 2년 연속 '미흡'으로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KDB생명 관계자는 “금소법 이후로 평가기준이 엄격해진 것 같다”며 “최근에 자문단도 출범시키고, 민원도 작년 하반기부터 줄어들고 있다”며 “세부평가를 토대로 개선계획안을 만들어서 금융소비자보호가 더 개선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2년 연속 미흡을 받은 KDB생명에 대해서 예의주시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추가적인 패널티 규정은 없지만, 3년마다 적용하기로 한 평가주기를 KDB생명에 대해 타이트하게 할 것”이라며 “미흡한 부분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앞으로 잘 이행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DGB생명도 KDB생명과 비슷한 이유로 이번 조사에서 종합등급 '미흡'을 받았다.

DGB생명 관계자는 “앞으로 임직원 의식 개선과 세부적인 실행계획을 더 강화해 금융소비자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비카드 여전사 중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처음으로 조사를 받았지만, 종합등급 '미흡'을 받았다. 계량부문은 모두 '양호', 비계량부문은 모두 '보통'으로 평가됐지만 중징계 조치를 받은 이력이 있어 1등급씩 하향 조정됐다.

이는 2020년 9월 9일자로 금융위로부터 시정명령 조치 2건을 받았기 때문이다. 법정 최고 금리를 초과해서 받은 것과 대출중개 수수료를 초과해서 받은 것이 반영됐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전체 실태평가 결과는 중상위 수준이지만, 금융위로부터 중징계 받은 것이 영향을 끼쳤다”며 “앞으로 금융소비자보호 개선에 더욱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총 74개 금융사 중에서 영업규모, 민원건수, 자산규모 등을 기준으로 비카드 여전사 중에 4개사를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실태평가 주기에 따라 이번에 현대캐피탈을 비롯해 22년도 1개, 23년도 2개사를 조사할 예정이다. 대상업체들은 비공개지만 KB개피탈, 하나캐피탈, 신한캐피탈, 우리금융캐피탈 중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