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화장품-건기식 등 도소매 표준가맹계약서 제개정이니스프리 사례 국감서 회자…매출 떨어진 점주 반발↑ 온라인 판매정보·가격협상권 부여하는 내용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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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유통을 확대하기 위해 오프라인보다 물건을 싸게 판매하는 등 가맹점주들을 울렸던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인 '이니스프리'의 사례가 사라질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가맹본부가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면서 가맹점주에게 불이익을 주는 사례를 막기 위해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도소매분야 표준가맹계약서 제·개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제·개정된 표준가맹계약서의 핵심은 온라인 판매 정보를 가맹점주에게 제공하고 판매가격에 대해 가맹점주가 가맹본부와 협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공정위가 표준가맹계약서 제·개정에 나선 이유는 이니스프리 사례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에서 운영하는 이니스프리가 가격할인, 온라인 전용 상품 공급 등 공격적인 온라인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가맹점의 평균매출액은 27~35% 감소해 지난 2020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하기도 했다. 당시 국회에서는 주무부처인 공정위에 대책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공정위는 표준가맹계약서에 가맹본부가 온라인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경우 온라인 매출액 비중, 온라인 전용상품 비중 등의 내용이 담긴 정보공개서와 기타 온라인 판매 관련 최신 정보를 가맹점에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가맹본부의 온라인 판매품목, 판매가격 등 거래조건이 가맹점의 영업과 매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해 가맹점주가 직접 또는 가맹점주단체를 통해 가맹본부의 온라인 판매가격 등에 대해 협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면서 그 요청을 받은 가맹본부는 협의 요청일로부터 10일 이내에 협의를 개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가맹본부의 온라인 판매 확대 등으로 매출이 급격히 감소해 가맹점주가 가맹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는 경우 가맹본부가 위약금을 감경하도록 하는 내용과 가맹본부가 가맹점 전용상품 출시, 수익 관련 상생협력시스템 도입 등 가맹점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가맹점사업자가 상품대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하기를 원하는 경우 가맹본부가 이를 거절하거나 현금결제를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과 가맹본부가 10년이 경과한 장기점포에 대해서도 사전에 고지된 평가기준에 미달하지 않으면 가맹계약을 갱신토록 하는 조항도 포함했다. 

    가맹점주의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영업 개시후 1년간 발생한 월평균 매출액이 가맹본부가 제시한 예상 매출액의 하한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가맹점주가 위약금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 등도 반영해 가맹점주의 권익이 폭넓게 보호되도록 했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가 화장품,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광고할 경우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등 허위·과장 광고를 금지하는 조항과 건강기능식품 섭취방법 및 주의사항에 대한 가맹점주의 고지·설명 의무 등 세부 업종 특성을 반영한 규정도 포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화장품 등 도소매 업종에서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간 정보력 격차가 감소하고 가맹점주의 협상력이 제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제·개정된 표준가맹계약서의 보급과 확산을 위해 관련 업종 사업자단체 및 가맹점주단체 등을 통해 사용을 적극 권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