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Q 성과급 비용만 1조 이상 지출대규모 1회성 비용에 영업익 시장 컨센서스 하회실적발표 앞둔 SK, 특별성과급에 수천억 지급한 듯반도체 호황 타고 성과급 경쟁 돌입... 실적 변수로 떠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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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최강자로 올라설 예정인 가운데 높아진 실적만큼이나 임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성과급 규모도 커져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3년 만에 지급한 특별 격려금 전체 규모만 '1조 원'을 넘어서는 수준이고 지난해 삼성보다 더 높은 성과급 지급이 이뤄진 SK하이닉스도 수천억 원의 지출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이뤄진 임직원 특별 격려금 지급에만 1조~1조 2000억 원을 지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특별 격려금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주요 그룹사에 지급된 것으로 직원들은 기본급의 최대 200%를 지난해 연말께 받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임직원 수가 11만 명을 넘어서면서 이제는 성과급 규모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지난해 특별 격려금이 지급된 시점인 4분기에는 이 같은 1회성 비용 탓에 영업이익 수준이 시장 예상 대비 낮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13조 8000억 원) 규모는 시장 컨센서스 대비 1조 3000억 원 하회했다"며 "임직원에 대한 코로나 격려금이 약 1조 원으로 추정되고 이 1회성 비용을 제외한 실제 4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14조 8000억 원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달 말에는 연봉의 50% 수준으로 예상되는 목표달성장려금(OPI)이 임직원들에게 지급된다. OPI는 앞선 특별 격려금과는 달리 매해 1분기 중에 지급되는 성과급 개념으로, 실적 예상치에 선반영되기 때문에 시장 컨센서스와 괴리는 거의 없지만 삼성 입장에선 대규모 인건비가 지출되는 시기인건 사실이다.

    게다가 최근 삼성 내부에서 특별 격려금 수준이 동종기업인 SK하이닉스 대비 낮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삼성 최고경영진들이 추가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져 예상치 못한 지출이 또 한차례 일어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최소한 SK하이닉스가 지급한 기본급의 300% 수준의 성과급 기준에 맞춰 추가적으로 기본급의 100% 이상의 격려금을 지급할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SK하이닉스는 아직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지만 삼성에 버금 가는 수준의 성과급 지출로 실적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만 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31일자로 기본급의 300% 수준에서 특별 성과급을 지급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경영성과와 함께 인텔 낸드사업 인수를 연내 확정지을 수 있게 됐음을 기념해 임직원들에게 삼성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급을 줬다.

    증권업계에서는 앞서 삼성이 4분기 실적에서 예상치 못한 1회성 성과급 비용을 1조 원 넘게 지출했다는 점을 감안해 SK하이닉스도 지난 4분기 수천억 원대의 비용 지출이 있었을 것으로 본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동종 업종인 삼성전자 잠정 영업이익에 특별상여금이 비용으로 반영됐다는 점을 고려해 SK하이닉스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12조 3581억 원에서 12조 954억 원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성과급 지급이 이뤄진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은 3조 9000억 원대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앞선 3분기에는 4조 171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메모리 반도체 호황 효과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도 승승장구 하는 반도체업계 분위기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또 한번 수조, 수천억 원 규모의 성과급 잔치도 예고되고 있다. 특히나 최근엔 반도체업계 종사자들의 몸 값이 높아진 상황이라 삼성과 SK가 경쟁적으로 성과급 지급 규모를 키워서라도 임직원 달래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실적에 성과급이 주는 영향을 간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