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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철 컴퓨터 봇짐 풍경 사라졌다"…한국거래소 한걸음 변화

클라우드 서버용량 부족…전 직원 인사철 개인PC 이사 불편에 직원 불만올해부터 개선…손병두 이사장 스마트워크 플레이스 도입 일환당장은 임시방편, 연말께 인프라 구축 완료 전망…"시대 변화에 적응"

입력 2022-01-18 09:49 | 수정 2022-01-18 10:49
한국거래소에 인사 이동철이면 목격되던 이색(?) 풍경이 올해는 사라졌다. 사내 클라우드 서버 용량 부족을 이유로 그동안은 자신이 사용하던 컴퓨터 모니터와 본체를 들고 자리이동을 했지만 올해부턴 인사이동 대상 직원들에 한해 한시적으로 시스템을 개선, 작지만 변화를 이뤄가면서 직원들의 높았던 불만은 수그러든 모습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거래소는 직원 100여명이 연말 인사로 이동하면서 재정비로 분주하다. 지난주 부서장을 시작으로, 내주 팀장급이하 직원들의 인사 이동이 이뤄진다. 

지난해와 달리 인사철 거래소에 생긴 눈에 띄는 물리적인 변화는 컴퓨터 봇짐 없는 인사 이동이다. 

그동안 거래소 직원들은 인사 이동 시 자신이 사용하는 컴퓨터 모니터와 본체 짐을 싸 직접 들고 이동했어야 했다. 외부망과 내부망 PC 2대씩을 기본으로, 시장 업무 부서 담당자는 3개 이상의 개인용 컴퓨터를 싸매어 다니면서 이맘 때쯤이면 서울 여의도 사옥 전층은 분주했다. 

직원 1000여명을 대상으로 통상 5년에 1번 본부 이동 및 3년에 1번 부서 이동이 이뤄지면서 매년 목격되는 번잡스런 풍경이다. 이삿짐 센터를 이용해야 하는 서울·부산 지역 본부 간 이동 대상 직원들은 더욱 번거로웠다. 

거래소 한 직원은 "서울에서 부산으로 파견되면 인사 시행일 전주 금요일 업무 시간이 끝나기 전에 컴퓨터를 부랴부랴 포장하고, 차주 월요일 낯선 부산 사무실에 출근해 본인 자리가 어딘지도 모르겠는 상황에서 자신의 컴퓨터를 찾아다니는 웃지 못할 광경이 이어지곤 했다"며 "본체는 그렇다치고 모니터까지 왜 옮겨야 하는지 하는 불만부터 시작해 이 과정에서 생기는 업무 공백 등 여러모로 비효율적이란 불만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동안 불편함을 무릅쓰고 이같은 상황이 이어졌던 이유는 저장소, 업무용 소프트웨어 등 전산 자원을 인터넷으로 접속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클라우드 서버 용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약 6년 전 클라우드 인프라를 도입했지만 비용과 보완 등을 이유로 시장 업무 부서를 중심으로만 활용될 뿐 일반 직원 업무 전반엔 제대로 적용되지 못했다. 금융위원회 등 주요 기관은 물론 대형 증권사들은 스마트 워크(smart work) 시스템 도입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추세다. 

올해부터 한층 가뿐한 인사 이동이 가능해진 건 손병두 이사장이 스마트 워크 플레이스(smart workplace) 도입에 적극 나서면서다. 

손 이사장은 부임 후 조직문화 개선 및 업무환경 스마트 혁신을 과제로 삼았다. 손 이사장은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워크 플레이스를 통해 유기적으로 협업하고 축적된 지식·노하우를 공유하는 일터를 만드는 등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낸다고 밝힌 바 있다. 거래소의 인사철 생경한 풍경에 대해 손 이사장은 크게 문제 삼으며 적극 개선을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과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선 이에 대한 개선 요구가 높았다. 상당수 직원들은 업무 비효율 등을 이유로 이 부분의 업무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변화로 기존 사용하던 컴퓨터보다 사양 낮은 기기를 받게 되는 데 대한 불만도 제기되지만 이는 소수다. 대다수 직원은 거래소에 일어난 작은 변화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거래소 한 젊은 직원은 "입사 후 첫 인사 이동 때 21세기 거래소의 풍경에 적지 않게 당황했었다"면서 "국내 자본시장 관리자인 거래소 업무 환경이 이토록 재래적인 건 부끄러운 일이다. 개인적으론 작지만 혁신적인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당장은 임시방편에 불과한 상황이다. 비용 예산 등의 문제로 거래소는 현재 진행 중인 차세대 구축시스템 관련 서버를 일부 활용해 인사 대상자들에 한해 일정 기간 정해진 용량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정적으로 인프라가 구축되는 건 연말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IT전략부 관계자는 "가용 디바이스를 통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테크니컬한 부분에 낯설어하는 직원들을 위해 IT부서에선 대상 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시대가 효율적이고 스마트하게 바뀌어가며 일어나는 거래소의 유의미한 변화에 맞게 직원들과 조직이 적응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민아 기자 km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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