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20일새 9조4978억 늘어LG엔솔 여파… 신용대출 6조1543억 증가7월 DSR 확대 전 미리 대출 받아두려는 심리 이어져
  • ▲ 서울 강남구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관계자들이 시중 은행에 공급할 설 명절자금을 방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서울 강남구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관계자들이 시중 은행에 공급할 설 명절자금을 방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초부터 은행권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는 계속 상승하고 있지만, 시장 행보는 정반대의 모양새다.

    25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18조4829억원이다. 지난해 12월 709조529억원에서 불과 20일만에 9조4978억원(1.34%) 늘어났다. 연말 상여금 등으로 대출 비수기로 꼽히는 지난달 3648억원 증가한 것에 비해 가파른 상승폭이다.

    대출유형으로 보면 신용대출이 139조5572억원에서 145조7115억원으로 6조1543억원 증가했고, 주택담보대출은 2조2980억원 늘었다.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데는 LG에너시솔루션 청약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가계대출 추세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은행권은 내다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어 LG엔솔 청약자금이 환불되더라도 전체 대출규모는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주택 정책 대출 상품인 적격대출은 이미 한도를 모두 소진했다. 우리은행은 하루만에 이달 한도를, NH농협은행은 이틀 만에 1분기 한도가 동이 났다. 적격대출은 10년에서 최장 40년까지 고정금리로 대출해주는 금융상품으로 이달 기준 연 3.4% 금리를 적용받는다. 향후 본격적인 금리인상에 대비해 적격대출에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이 꾸준히 늘어나는데는 올해도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이 여전하고 하반기 금리 추가 인상과 대출규제 강화에 대비해 미리 받아놓으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710~5.210% 수준으로 지난달 말 대비 상단이 0.14%P 뛰었다. 시장이 예상하는 하반기 기준금리 1.75%까지 오르면 대출금리는 올해 안에 6% 중반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오는 7월부터는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적용 대상이 총대출 1억원 이상으로 확대되는 등 대출 규제도 한층 강화된다.

    은행권에서는 계속된 대출 증가는 지난해와 같은 대출 중단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동안 연간 단위로 했던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올해부터는 분기별로 강화되기 때문에 당장 대출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시중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지난해 보다 1~2%P 낮은 4~5%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